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유럽연합(EU)이 지난 2022년 발표한 ‘리파워EU(REPowerEU)’ 계획에 따라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재고량 부족, 러시아산 LNG 수입 증가, 글로벌 LNG 프로젝트 개발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EU의 에너지 독립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EU는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에너지 소비 절감, 대체 수입선 확보 등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기준, EU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은 전체 수입량의 18%를 차지하며 전년(15%)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EU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불확실성과 대체 공급원의 부족이 반영된 결과다.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PNG) 수입량은 2023년 26Bcm(Billion cubic meters)으로 감소했지만, 2022년 대비 24% 증가했다. 반면, 러시아산 LNG 수입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EU의 에너지 정책이 실질적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U는 다음 달 발표할 새로운 로드맵을 통해 2027년까지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와 LNG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LNG 프로젝트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파이프라인 가스 수송 계약이 만료되면서 연간 15Bcm 규모의 공급이 감소했다. 만약 종전 협상이 조속히 진행되지 않는다면, 올해 안에 가스 수송이 재개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EU가 러시아산 가스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LNG 수입선 다변화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규 LNG 프로젝트 개발이 더딘 가운데, 기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만한 안정적인 공급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EU가 2027년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EU의 에너지 전략은 LNG 시장의 변화와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를 위한 보다 정교한 전략이 요구된다.
■ 용어 설명 :
· 리파워EU(REPowerEU) 계획 = 2022년 5월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에너지 정책.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도입, 주요 목표는 ①에너지 소비 절감 ②청정에너지 확대 ③에너지 공급선 다변화.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LNG 수입선 다변화,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의 방안 추진,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완전 퇴출을 목표로 함
· Bcm(Billion cubic meters, 10억 입방미터) = 천연가스의 부피를 측정하는 단위, 1Bcm은 10억 입방미터(㎥)에 해당. 천연가스 생산량, 소비량, 수출입량 등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 LNG 시장 및 국제 에너지 통계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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