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르만스크 지역 벨로카멘카에 위치한 LNG 중력 기반 시설./출처 VOA
러시아 무르만스크 지역 벨로카멘카에 위치한 LNG 중력 기반 시설./출처 VOA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LNG 수입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 조선소들이 러시아 LNG 수송 선박에 필수적인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야말(Yamal) 반도 LNG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LNG를 유럽으로 운송하는 아크7(Arc7)급 쇄빙 LNG 운반선 15척은 북극 항로를 따라 이동하며 정기적인 수리가 필수적이다. 현재 프랑스와 덴마크 조선소에서 14척이 정비 중이며, 이는 러시아 LNG의 지속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선박은 국제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함대 중 한 척은 제재 대상이 되었고, 중국에서 수리를 시도했으나 실패해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향후 EU가 러시아 선박의 유럽 조선소 출입을 금지한다면, 수년 내 러시아 LNG 운반선의 운항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U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선언했지만, 러시아산 LNG 수입 금지 조치는 여전히 미뤄지고 있다. 일부 국가와 기업들은 기존의 장기 계약에 묶여 있지만, 현재 전체 수입량의 30%는 현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EU는 올해 말부터 러시아산 LNG를 블록 외부 국가로 환적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LNG 수입 금지 조치가 아닌 만큼,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를 완전히 차단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LNG 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며 전쟁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이 러시아 LNG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끊지 못하는 한,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용어 설명 :

· 아크7(Arc7)급 = 러시아에서 주로 사용되는 쇄빙선 등급. 얼음과의 마찰 저항을 기준으로 1부터 9까지 분류.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쇄빙선 등급은 1A Super부터 1C까지, 캐나다에서 사용하는 쇄빙선 등급은 CAC 1부터 CAC 4까지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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