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야말 LNG 프로젝트/투데이에너지 DB
러시아의 야말 LNG 프로젝트/투데이에너지 DB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 북극 지역의 야말 LNG(Yamal LNG) 프로젝트가 서방의 경제 제재 속에서도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에너지 시장 내 존재감을 굳히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High North Logistics Cente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러시아 노바텍(Novatek)의 야말 LNG 플랜트에서 총 287척의 LNG 운반선이 사베타(Sabetta) 터미널을 통해 출항, 약 2,120만 톤의 LNG를 해외에 공급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5% 증가, 2022년 최고치 대비 2.5% 높은 수치다.

■ 빙해 전용선박 15척, 전담 운항 체계 유지

야말 프로젝트는 연중 절반 이상을 북극 해빙 아래 운영되기 때문에, 전용 ‘Arc7’급 빙해선(ice-class carrier)이 핵심 수단이다. 전체 287회 운항 중 대부분이 15척의 Arc7급 선박에 의해 수행됐으며, 그 외에 Arc4급 19척, 일반선박 17척도 여름철에 한해 보조 운항을 담당했다.

총 26척의 선박이 교대 투입되며 탄력적 수출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 유럽이 여전히 핵심 시장…중국은 북극항로 통한 전략 수요

2024년 야말산 LNG의 수출량 중 약 80%에 달하는 227건이 유럽으로 향했으며, 특히 프랑스(88회), 벨기에(62회), 스페인(54회)가 최대 경유국이었다. 다만 이 중 상당수는 ‘트랜십먼트(재수출)’ 방식으로 2차 시장에 재판매되었고, 이러한 재수출은 3월 27일부터 유럽연합의 공식 금지조치에 따라 중단됐다.

여름가을에는 북극해 항로(NSR, Northern Sea Route)를 통해 아시아 직송이 이루어졌으며, 612월 사이 총 41회 아시아행 운항 중 35회가 중국으로 향했다. 야말~중국 항로는 평균 19일 소요로, 수에즈 운하 경로 대비 50% 빠르다. 이 항로 경제성이 중국의 러시아 LNG 수입 유지에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 북극항로 연중화 시도는 ‘제한적’

러시아 정부는 오랫동안 북극항로의 연중 상시 운항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왔으나, 현재까지는 여름초겨울(612월)에만 제한적으로 운영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CHNL은 “시험 운항은 지속되고 있으나 실제 상용화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을 내놨다.

■ 에너지 제재와 북극 에너지 전략의 충돌

러시아 LNG가 유럽의 정책 기조와 정면 충돌하면서, EU 내부의 정책적 이중성과도 맞물려 있다. 공급 측에서는 제재 회피 및 항로 다변화, 수요 측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 사이의 균형이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야말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러시아의 대외 에너지 공급 전략에서 북극항로와 아시아 다변화의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며, 러-중 간 LNG 공급 축의 구조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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