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현대차그룹은 총 1250억 원 규모의 ‘제로원(ZER01NE) 3호 펀드’를 조성하고, 아시아 전역의 인공지능(AI), 로봇, 수소 관련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나선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이번 펀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각각 400억원, 현대차증권이 100억원을 출자했으며, 나머지는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조성된다. 이는 그룹 차원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전략을 구체화하는 한편, 신사업 생태계와의 조기 연결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 제로원 펀드, CVC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 중심
‘제로원(ZER01NE) 펀드’는 단순 수익형 벤처캐피탈(CVC)과 달리,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방향성과 기술 연계를 중시하는 투자 플랫폼이다. 그룹 내부 기술 니즈와 외부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매칭시키는 구조로, 이번 3호 펀드는 특히 AI 활용 제조 자동화, 수소 밸류체인 확장, 로보틱스 응용 기술에 집중된다.
앞서 1호와 2호 펀드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으며, 이번에는 에너지·지능형 기계 분야로 협업영역을 확장하는 양상이다.
■ 아시아 기술 스타트업 대상…글로벌 CVC ‘포스트 차이나’ 전략도
이번 펀드는 동남아·중국·인도·한국 등 아시아 기술 중심국가의 유망 초기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다. 특히 AI 응용 알고리즘, 소형 수소저장 모듈, 산업용 로봇 등 고성장 잠재 스타트업과 공동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화 연계형 투자 모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포스트 차이나' 전략과도 맞물린다. 현지 스타트업과 빠르게 연결하고, 공동개발(PoC, Proof of Concept = 아이디어나 기술, 특정 해결책이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과정 또는 개념 증명)과 실증단계를 단축함으로써, 선도기술 내재화 및 신시장 진입 교두보 확보를 노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