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이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하면서, 암모니아가 친환경 연료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운과 발전 부문을 중심으로 암모니아의 직접 활용과 관련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글로벌 조선업계와 발전업계는 암모니아 연료의 상용화와 실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암모니아의 친환경적 강점과 에너지 캐리어로서의 역할
암모니아는 탄소(C)를 포함하지 않아 연소 시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대량 생산·저장·운송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또한 액상 암모니아는 액화수소보다 동일 부피에서 1.7배 높은 수소 저장 밀도를 자랑하며, 에너지 캐리어로서 재생에너지의 지역적·시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 해운·발전 분야의 기술 개발과 실증 현황
글로벌 해운사와 조선사들은 암모니아 추진 엔진, 연료전지, 선박 실증 등 다양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수의 엔진 제조사가 암모니아 연료 추진 엔진의 개발을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으며,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IMO(국제해사기구)에서도 선박 안전 기준 마련을 위한 논의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발전 분야에서는 일본, 한국 등에서 석탄·LNG 발전소에 암모니아를 20% 이상 혼합해 연소하는 혼소 발전 기술 실증이 활발하다.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등은 2027년을 목표로 대형 암모니아 혼소 발전소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정부는 2030년까지 암모니아 발전 비중을 2.1%, 2036년에는 7.1%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암모니아를 직접 활용하는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 일본 등에서는 암모니아 기반 SOFC 선박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2024년에는 세계 최초로 100kW급 암모니아 SOFC 시스템의 선박 운전 실증이 발표되기도 했다.
■ 기술적 과제와 안전성 확보
암모니아 연료의 상용화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연소 시 질소산화물(NOx) 배출 문제, 느린 연소 속도와 낮은 자발화 온도, 높은 독성과 부식성 등으로 인한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촉매, 연소기 설계, 혼합연료 기술, 안전 설비 및 운용 지침 개발 등 다양한 연구가 병행되고 있다.
■ 전망: 대체불가 친환경 연료로의 도약
암모니아는 이미 대규모 생산·유통 인프라와 높은 에너지 저장 효율을 바탕으로, 해운과 발전 등 대형 에너지 소비 분야에서 빠르게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MO 등 국제 규제 강화와 맞물려, 암모니아 연료의 수요는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NOx 저감, 연소 효율 개선, 안전관리 등 기술적 난제의 해결이 상용화의 관건이며, 국제적 안전 기준과 정책 지원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
암모니아는 탄소 없는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이자, 수소경제로의 전환에서도 중요한 에너지 캐리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술적·제도적 과제의 해결 여부가 암모니아 연료가 해운과 발전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