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동에서 고조되는 전쟁 리스크가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다시금 시험대에 올려놨다.
유럽연합(EU)은 지난 수년간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경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다변화했지만,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만으로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20% 급등하며 정책의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유럽의 중동산 가스 수입 비중은 전체의 10% 수준으로 낮지만, 유럽 가스 시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변동성에 민감하다. 유럽은 2024년 기준 노르웨이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장 많은 가스를 들여왔고, LNG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했다. 이어 러시아가 17.5%, 알제리가 10.7%, 카타르가 10.4%로 뒤를 이었다.
특히 카타르는 장기계약을 선호하지만 유럽은 유연성을 중시해 단기·현물 거래 위주로 구매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국제 분쟁이나 해상 물류 리스크가 커질 경우, 유럽은 현물시장 가격 급등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럽의 가스 저장고를 재충전하는 과정에서 의무 비축 비율을 일부 완화하더라도, 현물로 대량 구매해야 해 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분쟁 발생 이전에도 유럽의 2024년 가스 재충전 비용은 전년 대비 약 112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긴장 고조로 인해 추가 비용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가스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저장률 확보가 늦어질 경우 겨울철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분석] 2024년 유럽 LNG 수입 급감…에너지 전환 가속 신호인가
- 유럽 에너지 독립 강화… 몰도바, 천연가스법 개정 추진
- 유럽 LNG 공급 불확실성 확대…미개발 가스전이 대안 될까
- LNG, 2040년까지 60% 증가 전망…아시아가 수요 주도
- 유럽, LNG 수입 19% 감소… 가스 소비 11년 만에 최저치
- EC집행위원장 "美, 유럽 LNG 50% 제공...양쪽 모두에 많은 것 걸려 있어"
- 2024년 세계 천연가스 생산 4.124 Tcm 돌파…미국 독주 지속
- 중동, 천연가스 처리 역량 대폭 확충… 사우디·카타르·UAE가 주도
- 유럽 가스 가격, LNG 공급 확대·온화한 날씨로 하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