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호주의 대표적인 청정에너지 기업 Fortescue(포르테스큐)가 미국 내 대규모 그린수소(liquefied green hydrogen) 생산 프로젝트 일정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애초 2026년 중반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상업용 액화 수소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전환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수익성과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
■ “보조금 없으면 철수도”…Fortescue, 수익성 재평가 착수
Fortescue는 당초 미국 정부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기반의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전제로 미국 진출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시대 청정에너지 보조금 체계의 폐기를 선언하고 있어, Fortescue로서는 지원 없는 투자를 감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Fortescue 관계자는 “보조금이 없거나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일정 중단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계획 전면 보류 가능성도 시사했다.
■ 청정에너지 자산 M&A로 전략 선회…“경영난 자산에 기회”
프로젝트 일정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Fortescue는 미국 내 기존 청정에너지 자산 인수로 전략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이미 구축된 풍력·태양광 발전소나 수소 생산 설비 중에서, 운영은 되고 있으나 재무·경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산을 대상으로 저가 매수를 검토 중이다.
Fortescue 측은 “건설부터 착공까지 3~4년이 걸리는 신규 프로젝트보다, 이미 운영 중인 자산의 효율 개선을 통한 빠른 수익 회수 모델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美 청정에너지 정책, 글로벌 투자 흐름 뒤흔들 듯
이번 Fortescue의 재검토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기후정책 변화가 국제 청정에너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IRA로 유치되던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는 급속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며, 기업들은 유럽·호주·중동 등으로 투자 대상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IRA는 글로벌 그린수소 시장에 투자 유인을 제공한 핵심 촉매였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질 경우, 글로벌 청정에너지 공급망 자체가 재편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Fortescue의 그린수소 프로젝트 재검토는 단순한 사업 일정 조정이 아닌, 미국이 글로벌 청정에너지 시장에서 차지했던 '투자 마그넷(magnet) 지위 상실 가능성을 암시한다.
■ 용어 설명 :
· 포르테스큐(Fortescue) = 호주 퍼스(Perth)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광산·청정에너지 기업으로, 철광석 생산 부문에서 글로벌 상위권을 차지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수소·암모니아 등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포르테스큐는 ‘Fortescue Metals Group(FMG)’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북서호주 필바라 지역에서의 대규모 광산 개발과 함께,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생산 사업 등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글로벌 에너지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