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네덜란드 정부가 당초 설정했던 2040년까지 해상풍력 설비용량 50GW 달성 목표를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와 대조적인 흐름으로, 에너지 전환의 ‘현실성’을 반영한 정책 방향 전환으로 풀이된다.
소피 헤르만스(Sophie Hermans) 기후 및 녹색성장부 장관은 지난 7월 26일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전기화(electrification) 속도 저조, 해상풍력 투자비용(CAPEX) 상승, 수소 시장의 더딘 성장 등을 고려할 때, 2040년까지 50GW 목표는 현재로선 실현 가능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북해 풍력에너지 인프라 계획’(North Sea Wind Energy Infrastructure Plan, 이하 WIN)에 기반한 것으로, 정부는 이 문서를 통해 향후 해상풍력 인프라와 수소 생산을 재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 목표 축소, 2050년 70GW 장기계획에도 ‘경고등’
정부는 향후 발표 예정인 ‘기후 및 에너지 메모랜덤’(Climate and Energy Memorandum, 2025년 9월 예정)을 통해 2040년 목표를 30~40GW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2050년까지 70GW를 설치하겠다는 기존 장기 계획에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풍력에너지협회 네드제로(NedZero)는 이번 발표에 대해 “국가적·유럽연합 차원의 기후목표 달성과 에너지 독립성 확보, 투자자 신뢰 측면에서 모두 중대한 후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투자 흐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늦어지는 전기화·수소경제, 에너지전환 속도 조절 불가피
WIN 분석에 따르면, 2040년까지 50GW의 해상풍력 설비가 전력 수요 증가와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며, 산업 전반의 전기화 속도 역시 예측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의 주요 수요처로 기대되던 수소 시장의 부진도 이번 전략 수정에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정부는 “전력 및 수소 수요 예측을 반영해 해상풍력 목표를 재조정해야 한다”며 “향후 해상풍력과 재생에너지의 내륙 확장 가능성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