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SDI의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 미국 전기차가 1회 충전만으로 세계 최장 주행거리 신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등재된 것이다.
기존 기록보다 160km 더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이번 결과는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력과 루시드 모터스의 파워트레인 효율성이 결합된 성과로 평가받는다.
삼성SDI는 7일 고객사인 미국 전기차 전문 생산업체 루시드 모터스의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모델이 지난달 진행된 장거리 주행 테스트에서 1회 충전으로 1205km(749마일)를 달렸다고 밝혔다.
이번 주행은 스위스 생모리츠부터 독일 뮌헨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 고산도로, 이면도로를 아우르며 진행됐다. 이는 이전 기록인 1045km를 160km나 경신한 수치다.
이 차량에는 삼성SDI의 21700(지름 21㎜, 길이 70㎜) 규격 원통형 배터리 6600개가 탑재돼 있다. 해당 배터리는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과 실리콘 소재 음극을 조합해 고용량·장수명·급속충전 성능을 확보한 고사양 제품이다.
덕분에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제로백(0→100km/h 도달 시간) 3초, 최고출력 831마력, 최고시속 270km, 16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급속충전 성능 등을 구현했다.
삼성SDI와 루시드 모터스는 지난 2016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등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고성능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며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루시드는 2007년 미국에서 설립돼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 애리조나주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세계 최장거리 운행 차량에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며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루시드 모터스와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성능과 안전성을 겸비한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네스북 등재는 고효율 배터리 기술이 전기차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