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아프리카 주요 산유국 앙골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 이후 처음으로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0만 배럴 아래로 떨어졌다.
7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99만8757배럴을 기록하며 2년 반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만 배럴을 하회했다. 이는 정부가 예상했던 하루 107만3542배럴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앙골라는 지난 2024년 1월, OPEC+의 낮은 생산량 할당에 불만을 제기하며 16년 만에 OPEC탈퇴를 선언했다. 당시 정부는 독자적 생산 확대를 통해 재정 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 생산량 지표는 탈퇴 이후에도 증산 여력이 사실상 없음을 드러냈다. 해상 유전 중심의 산업 구조는 개발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신규 투자가 제한적이고, 기존 유전의 자연적 감산 압력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메이저 기업들이 높은 비용 구조와 프로젝트 불확실성을 이유로 앙골라 신규 유전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것도 생산 정체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앙골라는 OPEC 탈퇴 이후에도 기대와 달리 석유 의존 구조의 취약성을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유 생산의 구조적 한계를 직면한 앙골라는 최근 천연가스 개발 확대를 통한 자원 활용 극대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LNG와 가스 기반 발전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과 맞물려, 장기적으로 앙골라가 새로운 에너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가스 인프라 구축과 해외 투자 유치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