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사진을 공개 / ICE홈페이지 발췌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사진을 공개 / ICE홈페이지 발췌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지난 4일 조지아주 HL-GA 배터리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 불법체류 단속 사태가 국내 배터리 업계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 공장 건설 작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업계는 매출 감소와 보조금 축소, 부대비용 증가 등 복합적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단속 이후 미국 내 주요 배터리 공장 건설이 정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개 지역 공장 건설과 SK온의 장비 반입 작업이 무기한 지연된 상황이다. L-1 비자 소지 주재원과 현지 인력만으로는 최소 관리 업무만 가능한 실정이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연간 5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의 하루 생산 손실액은 400만 달러에 달한다. 30GWh 규모인 HL-GA 공장 기준으로 환산하면 일일 손실이 33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비, 고정비, 고객 신뢰도 하락 등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지연은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액 감소로 직결된다. 2032년 종료 예정인 AMPC 혜택 기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AMPC 수령액이 1조4천억원으로 영업이익 5천754억원을 크게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이 비자 절차 개선에 나섰지만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가 10년 넘게 요구한 취업 비자 E-4 쿼터 신설 법안은 여전히 미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상용 비자인 B-1 비자의 명확한 적용 방침 역시 미국 내 반이민 정서로 인해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첨단 배터리 장비가 대부분 한일 제품이어서 현지 인력만으로는 설치와 운영이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번 단속에서 구금된 LG에너지솔루션 직원 47명과 일본인 3명은 모두 배터리 장비 전문 인력이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직원 파견 조건으로 현지 인력 훈련을 제시한 것도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비자 절차가 개선되더라도 대체 인력 확보와 파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미국 파견 기피 현상이 확산하면서 구인난 심화와 비용 부담 증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는 한미 비자 협의 타결을 통해 사업 불확실성 해소와 공장 건설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으나,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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