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 텍사스 LNG(Texas LNG) 프로젝트가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 건보르(Gunvor)와 20년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최종투자결정(FID)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계약은 프로젝트 개발사 글렌파른(Glenfarne)이 생산 물량 중 연간 50만 톤을 건보르 싱가포르 계열사에 공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앞서 체결된 기본합의서(Heads of Agreement)를 구체화한 성과다.
텍사스 LNG 프로젝트는 연간 400만 톤 규모의 수출 용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상업적 기반이 한층 강화됐다. 업계는 “장기 계약은 FID 달성을 위한 핵심 관문”이라며 “글렌파른이 금융·규제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가운데 투자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달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 검토를 완료했으며,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 이번 계약으로 수출 물량의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한 만큼, 연내 FID 달성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건보르의 싱가포르 계열사를 통해 물량이 공급된다는 점은 아시아 시장 확대 전략과 직결된다. 싱가포르는 LNG 트레이딩 허브로서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중국·일본·한국 등 동북아 수요지와의 연결성이 높아, 텍사스 LNG의 장기적 시장 접근성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은 단순한 공급 계약이 아니라 텍사스 LNG 프로젝트의 상업적 신뢰성을 높이는 촉매제”라며 “미국의 중소형 LNG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수요와 맞물려 다시 활기를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 용어 설명 :
· 건보르(Gunvor Group) = 2000년대 초 설립된 세계 최대 독립 에너지 트레이딩 기업 중 하나로,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있다. 건보르는 원유와 정제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천연가스·LNG·전력·재생에너지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종합 에너지 트레이더로 자리매김했다. 건보르는 전 세계 주요 산유국과 에너지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미국·유럽·아시아·중동에 걸친 광범위한 물류·저장·수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거래를 수행한다.
특히 최근에는 LNG 트레이딩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며, 장기 계약뿐만 아니라 단기·스팟 거래에서도 글로벌 톱티어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또한 건보르는 친환경 전환 전략을 강화해 재생에너지, 바이오연료, 탄소저감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보르를 두고 “전통적 석유 트레이딩 강자에서 저탄소·다각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차세대 에너지 트레이더”로 평가한다.
· 글렌파른(Glenfarne Group) =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에너지·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LNG·전력·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과 투자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글렌파른은 북미·남미를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걸쳐 다양한 에너지 자산을 보유하며, 특히 중소형 LNG 프로젝트와 신흥시장 인프라 개발에 강점을 보여왔다. 글렌파른은 미국 텍사스 LNG(Texas LNG), 칠레의 Centinela LNG 등 LNG 프로젝트를 직접 추진하며, 생산·수출 인프라를 확보해 글로벌 천연가스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송전망 프로젝트에도 투자하며 에너지 전환 흐름에 발맞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렌파른을 두고 “대형 메이저와 달리 중견 규모의 유연한 LNG 개발사로서, 금융 구조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에서 강점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한다. 최근에는 Gunvor 등 글로벌 트레이더와의 장기계약 체결을 통해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며 LNG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