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퍼스 김명준 대표
맵퍼스 김명준 대표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국내 지도·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맵퍼스가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환경 속에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틀란(Atlan)’ 내비게이션으로 잘 알려진 맵퍼스는 지난 2006년 설립 이후 독자적인 지도 제작과 내비게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지도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과 긴급차량 특화 솔루션, 자율주행 고정밀 지도, 도시가스 안전관리용 GIS(지리정보시스템)까지 아우르며 종합 모빌리티·스마트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맵퍼스는 2007년 ‘Atlan V1.0’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입했다. 2009년에는 3차원 지도 기반 ‘Atlan 3D’를 선보이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했고, 2011년에는 TOYOTA·LEXUS에 Atlan 3D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같은 해 국내 PND(Portable Navigation Device)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업계 선두로 부상했다.

맵퍼스의 성장 궤적은 ‘혁신 제품 출시 → 글로벌 협력 확대 → 신산업 진출’의 단계적 흐름을 보여준다.

■ 글로벌 자동차사가 선택한 지도 콘텐츠

맵퍼스는 토요타, 렉서스, 폭스바겐, 다임러, 혼다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하며 지도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왔다.

2009년에는 토요타·렉서스 차량에 ‘아틀란 3D(Atlan 3D)’를 공급했고, 2014년에는 혼다에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을 제공했다. 이어 2021년에는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에 내비게이션 데이터 및 온라인 서비스를 공급하며 글로벌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했다. 국내 지도 기업이 해외 완성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 트럭 전용 국내 1위 내비게이션, 틈새시장 공략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스마트폰 기반 지도 서비스의 확산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화물차 운전자들은 승용차와는 전혀 다른 운행 환경에 놓여 있었다. 차량 높이와 중량 제한, 시간대별 통행 규제, 좁은 도로의 위험 등 일반 내비게이션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았다. 

이 공백을 파고든 맵퍼스는 2016년 국내 최초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아틀란 트럭’을 선보였고, 현재 20만 운전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독자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기차 전용 ‘Atlan EV’와 ‘Atlan Truck App’을 출시, 다양한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하는 전문화 전략을 가속화했다. 같은 해 ISO9001:2015 인증을 획득하며 품질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2022년에는 ‘Atlan Truck App’에 화물정보망 서비스를 도입, 물류 효율성을 높이며 교통·물류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아틀란 트럭’의 차별성은 철저히 화물차 운전자에 맞춘 데이터와 알고리즘에서 나온다. 높이·중량 제한 도로를 자동으로 회피하고, 시간별 통행 규제를 반영한 경로 안내로 불법 주행과 사고 위험을 크게 낮췄다. 동시에 화물차 우대 주유소 검색, 심야 톨비 할인, 연비 절감을 위한 ‘에코(Eco) 경로 안내’ 기능은 운송비 절감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길 안내를 넘어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맞춤형 운행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아틀란 트럭’의 확산은 화물차 운송 산업 전반에 변화를 이끌고 있다. 효율적인 경로 안내는 물류비 절감을 가능하게 하고, 불필요한 연료 소모 감소는 탄소 배출 저감으로 이어진다. 이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도 부합한다. 주유소·정비소·휴게소 등 화물차 특화 인프라와 연계될 경우, ‘아틀란 트럭’은 단순 내비게이션을 넘어 화물 운송 생태계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맵퍼스의 향후 과제는 운행 데이터의 고도화와 산업적 연계”라고 조언한다. 보다 상세한 도로 상황 변화, 물류 패턴, 기후 변수까지 반영한 실시간 경로 안내 뿐만 아니라 물류 기업, 주유·정비 사업자, 정부 정책과의 협력 모델을 확대해 화물차 운송 전반을 지원하는 생태계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 긴급차량 특화 내비게이션 SDK

맵퍼스가 보유한 지도·내비게이션 기술은 공공안전 분야에서도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전국 17개 소방본부와 협력해 긴급 출동 전용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구축하며 화재·구급 현장의 골든타임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공공 안전망과 연계한 솔루션 고도화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부까지 진입할 수 있는 전용 경로 안내 기능을 갖췄다. 기존 내비게이션이 일반 도로 위주로 설계된 것과 달리, 복잡한 단지 내 진입로와 세부 동선을 반영해 출동 지연을 최소화한다. 지자체 교통센터와도 연계해 긴급차량 우선 신호 제어 기능을 제공, 긴급차량의 주행 속도에 맞춰 교통 신호를 실시간 조정함으로써 원활한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출동 시간을 단축하고, 나아가 인명 구조율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도플랫폼_적용사례_서울소방
지도플랫폼_적용사례_서울소방

■ 자율주행 시대 대비, 고정밀 지도 개발

맵퍼스가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를 앞두고 고정밀 지도(HAD·Highly Automated Driving Map)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가 자체 보유한 MMS(Mobile Mapping System) 차량을 활용해 도로의 차선과 신호기, 표지판, 랜드마크 등 정밀 요소까지 반영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차세대 자율주행 인프라의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MMS 차량은 도로 환경을 정밀하게 기록하기 위해 특수 장비를 탑재한 차량이다. 이 차량에는 고성능 GPS, 라이다(LiDAR), 카메라 등이 장착돼 주행하면서 도로의 차선, 신호기, 표지판, 건물 외곽선과 같은 다양한 지형·지물 정보를 동시에 수집한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는 3차원 지도 구축과 고정밀 위치 기반 서비스에 활용되며, 특히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고 정확하게 주행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맵퍼스는 2017년 KT GIS와 공동 구축 협약을 맺으며 스마트 인프라 사업에 진입했다. 2020년에는 쌍용자동차 자율주행차 실증사업을 통해 고정밀 지도(HAD)를 구축하며 레벨4 이상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세종시에서 진행 중인 대형버스 자율주행 실증, 한국교통연구원 주도의 실증 사업 등에 참여하며 고정밀 지도 기술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맵퍼스가 이러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로 인프라와 실시간 데이터 관리 역량을 결합해, 자율주행차 운행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한다.
 

맵퍼스 실사 차량 전체
맵퍼스 실사 차량 전체

 

■ 에너지 인프라 분야로 확장: 미래앤서해에너지 GIS 공급

최근 맵퍼스는 미래앤서해에너지에 GIS 기반 도시가스 배관 관리 시스템을 공급, 복잡한 배관망을 정밀 지도로 구현하고 IoT 센서와 연계해 압력과 유량,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사고 예방과 유지보수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시스템은 배관·밸브·정압기 등 도시가스 설비를 디지털 지도로 일원화해 관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현장에서 수집되는 계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상 신호를 조기에 감지한다. 알람 발생 시에는 격리 구간을 자동으로 산출해 신속한 대응을 지원하고, 현장 작업자에게 모바일 작업 지시를 전달해 점검·보수 과정을 즉각 기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맵퍼스의 기술이 도시가스 안전관리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한다. 기존의 정기 점검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 기반 점검 체계를 도입하고, 사고 발생 이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현장 인력의 부담은 줄이고, 관리 효율성은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타 도시가스사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맵퍼스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도시가스뿐만 아니라 수도, 지역난방, 전력 배전 등 다른 유틸리티 분야로도 GIS 기반 관리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GIS 기반 배관 관리 시스템은 에너지 인프라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핵심 솔루션”이라며 “다른 지역 도시가스사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술 도입이 국내 도시가스 안전관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노후 배관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GIS와 Io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안전관리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에너지 인프라 관리의 신뢰성과 국민 안전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맵퍼스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1위 기업’에서 출발해 글로벌 OEM파트너, 화물차·긴급차량 특화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고정밀 지도, 그리고 도시가스 안전관리 GIS까지 모빌리티와 스마트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거대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 속에서도 특화 데이터와 실증 경험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생태계를 구축하며, 향후 모빌리티와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선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즉 맵퍼스가 강점을 지닌 △트럭·물류 데이터 △긴급차량 전용 내비 △한국형 고정밀 지도 구축 경험을 토대로 특화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하고 확장한다면 글로벌 도약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명준 맵퍼스 대표는 “맵퍼스는 단순한 내비게이션 기업을 넘어 교통·물류, 에너지, 공공안전 등 도시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고정밀 지도와 데이터 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고, 국민의 안전과 삶의 편의를 높이는 혁신적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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