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탄소 배출량 감축에는 실패했다. 천연가스 수요 증가가 오히려 탄소 배출 상승을 초래한 가운데,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향후 전력 수요 증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총 3380억 달러(약 450조원)를 에너지 전환에 투자하며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화했다. 특히 태양광은 49GW 신규 설치되며 다른 에너지원 대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태양광과 풍력이 미국 전력 수요의 25%,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2005년 대비 탄소 배출량이 16% 감소했고, 발전 부문에서는 40% 이상 줄었지만, 천연가스 수요가 1.3% 증가하면서 미국의 전체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0.5% 늘어났다. 산업 및 발전용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력 수요는 2029년까지 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AI 산업이 전력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7년 신규 AI 서버의 절반가량이 전력 부족으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등 주요 IT 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원전 투자에 나서고 있다. 탈탄소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이 에너지 전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GDP 대비 투자율은 1.3%에 그쳐, 중국(4.4%)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전력 수급 불안정성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미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