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트램이 바꿀 도시 에너지 구조가 시작되면서  ‘LNG→수소’ 전환 시나리오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지 편집 
수소트램이 바꿀 도시 에너지 구조가 시작되면서  ‘LNG→수소’ 전환 시나리오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부산시가 7240억 원을 투입해 총 24.21km, 41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무가선 수소트램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는 도시철도 인프라와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 융합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수소 기반 교통 인프라 구축 사례로, 수소경제 전환 흐름을 상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부산은 LNG 중심 도시가스 체계에 기반한 에너지 인프라 도시로 성장해왔으며, 인근 부산항과 LNG벙커링 인프라 등도 전국적으로 전략적 비중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도시교통 수단이 핵심 기반시설로 추진되는 것 자체가 에너지 수요 구조를 흔드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 수소트램은 LNG 또는 디젤 등 기존 연료를 대체하는 수소연료전지 방식의 전기 트램으로, 철도 부문에서도 ‘수소 모빌리티’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도시가스는 CNG(압축천연가스) 기반 버스, 택시, 수송용 보일러 등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해왔으나, 교통수단이 수소·전기 기반으로 전환될수록 LNG 수요의 일부가 잠식될 수 있다.

부산과 같은 대도시가 교통망 중심에 수소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되면, 지역 에너지 수요 지형이 기존 ‘가스 기반 중심 구조’에서 ‘전기 및 수소 하이브리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도시철도는 장기적으로 지속 운영되는 공공기반 인프라라는 점에서 에너지업계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이 크다.

현 시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수소 수요가 도시 차원에서 제도화된다는 점이다. 부산 수소트램이 본격 운영되면 연간 수소 소비량은 대규모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수소의 생산·공급 인프라 확충이 불가피하며, 이는 기존 LNG 인프라 기업들에 ‘수소 밸류체인 진입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운용되는 수소연료전지의 대부분은 '개질 수소' 기반으로, 이는 여전히 LNG 또는 도시가스를 개질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부산 수소트램도 중장기적으로 ‘LNG 기반 블루수소 공급 체계’를 통해 운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도시가스 업계가 ‘수소 생산자’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개선이 아니라 에너지 수요 전환의 도시 모델 실험장으로도 의미가 있다. 수소 기반 대중교통망이 확대되면 기존 도시가스 사업자는 수소 수요처 확보,  수소혼입 기술 개발, 저탄소 개질 설비 투자 등을 통해 공급자 역할 재정의가 필요하다.

또한 부산항을 중심으로 LNG벙커링과 함께 수소 연료공급 인프라를 병행 구축하는 전략도 주목된다. 이는 LNG 중심 해양연료 시장과 수소 기반 내륙 교통시장을 복합 대응할 수 있는 교차 전략으로, 중장기 경쟁력 확보의 핵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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