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노르웨이산 천연가스가 최근 영국 이싱턴 터미널(Easington Terminal)로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이번 공급 중단은 노르웨이 서해안의 니하마나(Nyhamna) 육상 가공 플랜트와 슬레이프니르(Sleipner) 해상 허브의 예기치 않은 가동 중단으로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영국 내셔널 가스 전송망(National Gas Transmission Network)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오전 10시 22분(현지시간) 기준, 노르웨이 랑엘레드 파이프라인(Langeled pipeline)을 통해 이싱턴 터미널로 유입되는 가스량은 일일 5천만 입방미터(mcm) 수준으로 회복됐다. 전날까지 공급이 전면 중단됐던 상황에서 빠른 복구가 이뤄진 셈이다.
이번 사태는 유럽 천연가스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의 최대 가스 공급국이 되었지만, 이번과 같은 비계획적 설비 중단이 공급망 불안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TTF Natural Gas Futures) 가격은 이번 주 초 13% 급등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영국 가스 가격도 15% 상승했다.
다행히 가스 흐름이 재개되면서 금요일 오전 9시 25분 기준, 암스테르담 시장에서 TTF 근월물 가격은 1.2% 하락한 메가와트시(MWh)당 36.26달러(33.285유로)로 조정됐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여름철 노르웨이 설비의 추가 가동 중단, 아시아 지역의 천연가스 수요 증가, 그리고 2024년 말로 예정된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 수송 계약 종료 등 복합적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4월 들어 유럽 천연가스 가격에 대한 매수 포지션은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플라케민 LNG(Plaquemines LNG), 골든패스 LNG(Golden Pass LNG) 등 신규 프로젝트들의 조기 가동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보여준다. 유럽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수입국들도 천연가스 시장의 리스크를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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