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칼카슈패스(Calcasieu Pass) LNG 터미널은 벤처글로벌(Venture Global LNG)의 LNG 수출 프로젝트이자, 글로벌 LNG 산업에서 가장 빠른 개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됐다.
2020년 최종 투자결정(FID) 이후 불과 29개월 만인 2022년 1월에 첫 LNG를 생산, 업계 평균인 4~5년을 크게 단축시키며 "모듈형 액화플랜트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 빠른 개발 속도 이면에는 상업운전 개시 지연, 계약 이행 논란, 글로벌 중재라는 복합적 문제가 얽혀 있으며, 단순한 기술 성과를 넘어 시장 구조 자체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킨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 프로젝트 개요 및 특징
칼카슈패스는 연간 1240만 톤(tpa)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수출 터미널이다. 이 시설의 핵심은 모듈형 소형 액화 트레인 18기(9쌍)로 구성된 설계다. 이같은 분산형 구조는 건설 속도를 대폭 앞당기는 한편, 시운전과 초기 운영 리스크도 분산시키는 장점이 있다.
벤처글로벌은 이 구조를 다음 프로젝트인 플라케민 LNG(2720만 tpa)와 CP2 LNG(2800만 tpa 예정)에도 동일하게 적용 중이며, LNG 플랜트의 '공장식 조립 방식' 도입을 이끈 선도 사례로 꼽힌다.
■ 수익성 중심 전략과 논란의 여지
칼카슈패스는 2022년 3월 첫 수출 화물을 내보낸 이후 2024년까지 총 444건의 스팟 화물을 수출하며, 1.28조 입방피트(ft³), 약 2,820만 톤의 LNG를 장기계약 없이 시장가에 판매해 약 196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2022~2023년 유럽 에너지 위기 당시 장기계약 대비 46배 높은 스팟 가격에 판매하면서 벤처글로벌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이에 따라 Shell, BP, Edison, Repsol 등 장기계약자들은 공식 계약 이행 지연을 이유로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와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벤처글로벌은 발전설비(파워 아일랜드)의 일부가 상업운전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업운전이 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으나, 2025년 4월 16일 마침내 장기계약 물량에 대한 정식 공급을 시작하며 마지노선을 넘겼다. 이는 SEC 제출 자료에 명시된 ‘6월 1일까지 상업운전 개시’ 조건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 구조적 시사점과 향후 전망
칼카슈패스 프로젝트는 기술적 속도, 시장 유연성, 계약 리스크라는 세 가지 핵심 변수를 LNG 산업 전면에 드러낸 사례다. 속도 면에서는 업계 최단기간 상업화 기록을 세웠고, 유연성 면에서는 전량 스팟 판매 전략을 통해 에너지 위기 시 수익성을 극대화했으며, 리스크 면에서는 계약 분쟁과 신뢰도 손상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벤처글로벌은 향후 플라케민과 CP2 프로젝트에서도 유사한 장기 시운전 전략을 예고하고 있으며, CP2의 경우 최대 550건의 커미셔닝 화물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이 반복될 경우, 글로벌 LNG 시장에서는 계약이행 신뢰성, 공급 예측 가능성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특히 계약 상대국이 대부분 유럽의 재생에너지 전환국가라는 점에서, LNG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축’으로 간주되는 한 기존 계약 체계가 변동성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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