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2025년 3월 종료된 회계연도(FY25) 기준, 인도의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각각 88.2%, 50.8%로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4%포인트, 3.7%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국내 생산의 정체 속에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인도 석유부 산하 석유기획·분석실(PPAC)의 자료에 따르면, 2024~25년 인도 원유 수입량은 2억 4,240만 톤으로 전년보다 8.1백만 톤 증가했으며, 국내 생산량은 2,870만 톤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천연가스 수입량 역시 전년 대비 15.4% 늘어난 367억㎥를 기록, 국내 생산량은 356억㎥로 정체됐다.
수입 확대로 인해 인도의 연간 원유 수입액은 1,370억 달러, 천연가스는 152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이는 국가 무역수지 악화, 환율 불안, 인플레이션 상승 등 거시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자립 공약과 멀어진 현실…전환 정책은 아직 ‘속도 미달’
2015년 인도 정부는 2022년까지 원유 수입 의존도를 67%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수입 의존도는 오히려 증가해 현재 88.2%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 인도는 세계 3위 원유 소비국으로 성장했지만, 국내 탐사·생산 투자 유인책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정부는 천연가스를 2030년까지 에너지 믹스의 15%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이나 석유 대비 청정하고 전환 연료로서의 전략적 의미를 갖지만, 높은 수입 비중이 향후 에너지 안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에 따라 국영 에너지기업의 탐사 확대, 민간 투자 인센티브 강화, 대체연료(전기차, 바이오연료) 도입 확대 등 복합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로선 수요 증가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 ‘에너지 대국’ 인도의 역설…소비는 세계 3위, 생산은 제자리
FY25 기준 인도의 석유제품 총 소비량은 2억 3920만 톤이며, 이 중 국내 생산 원유는 단 2820만 톤에 불과해 자급률은 11.8%에 그쳤다. 천연가스도 소비량 723억㎥ 중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소비 대국’으로 부상한 인도의 생산 능력 정체는 중장기적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부담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유가 및 가스 가격이 불안정할 경우, 인도는 자국 경제의 외생 변수에 더욱 취약해지는 구조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