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픽사베이 이미지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픽사베이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를 90일간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과 교역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국 경제에도 복합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중 간의 무역 긴장 완화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과거 분석에 따르면,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심화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 관세 인하 조치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고,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기여하여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환경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양국에 중간재나 부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은 미중 간의 생산 및 교역 활동 증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미중 간의 무역 마찰이 완화되면서 양국 간 교역이 활발해지면, 특정 품목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 및 중국 기업들과 직접적인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관세 부과로 인해 미중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었던 품목들이 다시 활로를 찾게 되면서 우리 수출품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번 합의가 90일간의 '일시적 유예'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90일 이후의 상황은 앞으로 진행될 양국의 추가 협상 결과에 달려 있으며 협상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따라서 이번 합의를 미중 무역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로 보기는 어렵고,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하여, 우리 경제는 미중 간의 무역 관계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통상전문가들에 따르면 첫째, 우리 기업들은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 가격 경쟁뿐 아니라 기술력, 품질, 브랜드 가치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미중 양국 외의 신흥 시장이나 잠재력 있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여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 셋째,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가능성에 대비하여 공급망 안정화 및 재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핵심 소재·부품의 국내 생산 능력을 강화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등 유연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중 간의 관세 인하 합의는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90일 유예라는 잠정적인 성격과 양국 간 경쟁 심화 가능성 등 도전 과제도 안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구조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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