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와 중국이 추진하는 ‘파워 오브 시베리아(Power of Siberia)’와 ‘파워 오브 시베리아 2(Power of Siberia 2)’ 프로젝트는 단순한 에너지 협력을 넘어 동북아 에너지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길이와 수송 용량에서 모두 진화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전략과 중국의 에너지 안보 정책이 맞물려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 ‘파워 오브 시베리아’, 3000km를 잇다…누적 1000억㎥ 돌파
2014년 러시아 가즈프롬(Gazprom)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3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한 ‘파워 오브 시베리아’는 2019년 말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야쿠티아 가스전에서 중국 헤이룽장성, 상하이까지 약 3000km를 잇는 이 파이프라인은 연간 380억㎥(bcm) 수송이 가능하다. 2025년 5월 기준 누적 공급량은 1000억㎥(3.5조 입방피트, Tcf)를 돌파하며, 양국 에너지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 ‘파워 오브 시베리아 2’, 몽골 경유 2,800km·연 500억㎥…2027년 공급 목표
후속 사업인 ‘파워 오브 시베리아 2’는 러시아 서부 야말 가스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 북부로 연결되는 신규 파이프라인이다. 총 길이는 약 2600~2800km, 연간 설계 용량은 500억㎥에 달한다. 2027년 공급 개시를 목표로 기술·경제성 평가와 협상이 진행 중이며, 완공 시 러시아의 대중국 파이프라인 가스 수출 능력은 기존 ‘파워 오브 시베리아’(380억㎥)와 극동 루트(100억㎥)까지 합쳐 연 1000억㎥에 육박할 전망이다.
■ 경로·용량 다변화, 동북아 에너지 지형 변화 예고
‘파워 오브 시베리아’가 러시아 동부~중국 동북·동부를 잇는다면, ‘파워 오브 시베리아 2’는 러시아 서부~몽골~중국 북부를 연결해 공급 경로와 시장을 대폭 다변화한다. 이로써 러시아는 유럽 의존도를 줄이고 아시아 시장을 확대할 수 있고, 중국은 에너지 안보와 공급 안정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 용량이 1.5배 이상 확대되면서, 동북아 에너지 공급망의 판도 역시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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