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오브 시베리아’와 ‘파워 오브 시베리아 2’는 러시아-중국 에너지 협력의 질적 도약을 상징한다.  /픽사베이
‘파워 오브 시베리아’와 ‘파워 오브 시베리아 2’는 러시아-중국 에너지 협력의 질적 도약을 상징한다.  /픽사베이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Gazprom)이 지난 8월26일 몽골과 석유·가스 부문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이어질 ‘시베리아의 힘-2(Power of Siberia-2)’ 가스 파이프라인 구상과 맞물려 몽골의 전략적 위상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렉세이 밀러(Alexey Miller) 가스프롬 회장은 몽골을 방문해 우흐나 후렐수흐(Ukhnaagiin Khürelsükh) 몽골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석유·가스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가스프롬은 이번 합의를 통해 몽골과 장기적인 가스 및 석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천연가스 협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몽골은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해 에너지 운송의 핵심 경유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추진 중인 '시베리아의 힘-2 가스 파이프라인(Power of Siberia-2 pipeline)'은 연간 5000만 톤급의 천연가스를 러시아 서부 시베리아에서 중국으로 수송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몽골을 경유하는 노선이 핵심이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몽골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이 급감하면서 중국 및 아시아 시장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가교로서 에너지 지정학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몽골은 이번 협력을 통해 에너지 산업 발전과 인프라 투자 유치라는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러시아에겐 수출 다변화, 중국에겐 안정적 공급, 몽골에겐 에너지 교역 허브라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가 맞물린 셈이다. 향후 시베리아-2 파이프라인의 최종 투자 결정과 실행 여부가 동북아 에너지 지형의 변화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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