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tic LNG 2, 미국 제재에도 아시아 수출 지속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Arctic LNG 2 프로젝트(Arctic LNG 2 project)가 수출을 지속하며 에너지 제재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제재 회피를 위해 선박 명칭 변경, 북극 항로 활용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판로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 다섯 번째 제재 선박, Arctic LNG 2 접안

Marinelink, Reuters, Energy Intelligence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다섯 번째 LNG 수송선이 Arctic LNG 2 프로젝트 부두에 접안했다. 해당 선박은 과거 North Air로 불렸으나, 지난해 8월 제재 이후 2024년 4월 Buran으로 개명됐다. 이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선박 신원 변경 및 운항 경로 다변화를 통해 LNG 수출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 6월 말 선적 재개 이후 네 척 아시아로 이동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지난 6월 말부터 Arctic LNG 2의 LNG 선적을 재개했다. 현재까지 네 척의 수송선이 북극 항로(Northern Sea Route)를 이용해 아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시장이 사실상 차단된 상황에서 중국·인도 등 아시아 시장으로의 수출 전환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 Novatek의 Arctic LNG 2, 제재 속 난항

Arctic LNG 2는 러시아 에너지기업 Novatek이 60% 지분을 보유한 대형 프로젝트로, 연간 약 1980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인해 주요 장비·기술 도입이 차질을 빚으며 정상 가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금융·보험망이 차단되면서 러시아는 자체 운송선단과 선박 재명명, 그리고 제3국 거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 제재의 실효성과 아시아 시장 변수

이번 사례는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에너지 회피망’을 구축하며 아시아 시장 의존도를 강화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중국과 인도 등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러시아산 LNG를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이들 국가를 핵심 고객으로 삼아 수출선을 유지하는 전략을 고수한다. 다만 선박 명칭 변경과 제재 회피 수단이 국제 해운 규제 당국의 압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고, 아시아 국가들 역시 지정학적 압력과 에너지 수요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 용어 설명 :  

· Arctic LNG 2 프로젝트 = 노바텍(Novatek)이 추진하는 대규모 북극 LNG 개발 사업으로, 연간 생산량이 약 1800만 톤에 달하는 LNG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북극 지역의 카라해 인근 Gydan 반도에서 진행되며, 총 투자비가 약 213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하는 국가 전략적 사업이다. Arctic LNG 2는 세 개의 대형 중력 플랫폼(GBS)이 설치되어 각각 연간 6.6백만 톤의 LNG 생산 능력을 갖춘 액화 설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야말 LNG와 사할린 LNG 프로젝트에 이은 러시아의 북극 LNG 생산 확대 사업으로, 세계 LNG 수출 시장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또한, 북극항로를 이용해 LNG 운송의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2030년까지 LNG 생산량을 현재 대비 3배 이상 확대할 계획 속에서 Arctic LNG 2 프로젝트가 핵심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와 물류 인프라 부족 등이 사업 진행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Novatek = 러시아의 대표적인 천연가스 생산 기업으로, 가스프롬에 이어 러시아 내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생산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도 천연가스 생산 기업 중 7번째로 큰 상장 기업이며, 본사는 러시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타르코살레에 위치해 있다. 노바텍은 천연가스 탐사, 생산, 가공, 판매에 이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글로벌 LNG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