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라 에너지(Nayara Energy Ltd.)가 운영하는 인도에 위치한 바디나르 정유 단지. 
나야라 에너지(Nayara Energy Ltd.)가 운영하는 인도에 위치한 바디나르 정유 단지.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인도가 미국의 압박 속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단절할 의지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대인도 관세 부과 조치에 앞서 ‘상징적 양보’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는 향후 수 주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하루 180만 배럴에서 140~160만 배럴로 축소할 계획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크게 늘린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일부 조정하는 것이다. 현재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가 러시아 전체 수출량의 약 37%를 충당할 정도로 주요 구매국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8월27일부터 인도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것은 미국에 대한 우호적 신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 관계 전환보다는 대미 관계 관리를 위한 제한적 조정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인도는 한때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검토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다시 수입을 재개했다. 이는 인도가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 유지 의지를 여전히 강하게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의 이번 움직임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모색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제재하려 하지만, 인도는 세계 3위 원유 소비국으로서 안정적 에너지 공급망 확보가 절대적 과제다. 값싼 러시아산 원유는 인도 경제와 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면적인 수입 중단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인도는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대외정책 압박을 최소화하는 ‘줄타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의 추가 제재 여부와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과가 인도의 선택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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