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인도가 자국 내 희토류(rare earths)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에 대한 수출 중단을 검토 중이다. 이는 13년간 이어져온 일본과의 희토류 공급 협력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상공부 피유시 고얄(Piyush Goyal) 장관은 최근 IREL(인도희토광업공사)에 대해 일본으로의 수출을 중단하고 자국 내 수요 충당을 우선하라고 지시했다. IREL은 현재 일본의 도요타통상(Toyota Tsusho)의 현지 법인인 토요츠희토류인디아(Toyotsu Rare Earths India)에 네오디뮴(neodymium) 등 자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 물량은 일본으로 다시 수출되어 전기차(EV) 구동모터 자석 등에 사용된다.
IREL이 공급한 물량은 2024년 기준 약 1,000톤으로, IREL의 총 생산량(2,900톤)의 1/3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본 역시 희토류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인도 측 조치가 실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사안의 전개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 5위의 희토류 매장량(690만 톤)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자국 내 자석 생산 인프라는 전무하며,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인도는 희토류 영구자석을 5만 3,700톤 이상 수입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2024년 4월 이후 자국산 희토류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해 글로벌 전기차 및 반도체 산업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는 △희토류 광산의 국산화 △정련 및 자석 생산시설 인센티브 정책 도입 △외국 기업과의 합작 투자 등을 통해 국내 공급망을 자립시키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IREL은 오디샤 주와 케랄라 주에 추출 및 정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오는 2026년까지 네오디뮴 연간 450톤 생산, 2030년까지 이를 두 배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일본과의 수출 계약은 정부 간 협정에 기반한 것으로, 단기간 내 일방적 중단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우호국인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우호적 협상을 통해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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