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새 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 등은 이미 희토류·리튬 등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재자원화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폐배터리, 폐인쇄회로기판, 폐촉매 등을 활용해 국내에서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도시광산’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OMIR는 '도시광산' 전략의 정책적·산업적 부문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 중이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기술 연구와 개발 부문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KOMIR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새만금 비축기지 조성, 해외 민관 공동 발굴을 비롯한 협력 탐사,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 및 인프라 구축, 국내 자원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가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정책 사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정부가 기존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계승·발전시키며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공급망 다변화와 자립화, 재활용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 등에서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재개했다. 일본은 2010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을 때 ‘희토류 쇼크’를 겪은 후 호주, 프랑스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2018년 58%까지 낮췄다.
한국 정부 역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을 제정하고 '핵심광물 선도사업자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국내 리튬 종합소재기업인 '하이드로 리튬'은 2025년 산업부로부터 ‘탄산리튬·수산화리튬’ 경제안보 품목 선도사업자로 선정돼 3년간 금융지원, 세제혜택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받고 있다. '하이드로 리튬'은 충남 금산과 새만금에서 국내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해외 염호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금 지원 확대·규제 합리화 등 시급
글로벌 다자협력 체계 구축 및 강화 필수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사업에 비해 국내 생산 역량은 아직 미흡하다. 희토류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리튬 역시 대량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급망 자립화와 다변화를 위해 4대 전략을 비롯해 8대 정책 과제를 추진 중이다. 핵심은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 생태계 조성’, ‘재자원화 산업 육성’, ‘규제 합리화’, ‘인프라 구축’이다.

특히 올해 3월에는 ‘2025 공급망 안정화 시행계획’과 ‘제1차 공급망 안정화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3년간 55조원을 투입해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고 2030년까지 경제안보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현재 70%에서 5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외에도 핵심광물 재자원화를 위해 세제 지원과 함께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통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이 희토류와 리튬 등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자립화를 이루려면 정부의 과감한 정책 지원과 산업계의 기술 혁신, 글로벌 협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 자립화를 위해 다각적 전략 추진 등 실질적 실행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 용어 설명
염호 = 바닷물보다 훨씬 짠 소금기가 많은 호수. 염호의 물(브라인)에는 리튬, 칼륨, 마그네슘 등 여러 유용한 광물이 녹아 있다. 이에 따라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것이 중요한 산업이 됐다.
도시 광산 = 폐전자 제품과 폐전선 등 산업 폐기물에서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핵심광물 =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미래 첨단산업에 필수인 광물. 희토류,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이 해당한다. 이들 광물은 대체재를 찾기 어렵고 생산지가 소수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어 공급이 불안정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