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미국이 중국산 흑연 양극재에 대해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발효된 이 조치는 그동안 중국이 독점해온 흑연 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공급업체들의 부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구성요소다. 중국은 전 세계 흑연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배터리용 흑연 가공 분야에서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다.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들에게 새로운 공급처 확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진출한 일본과 한국의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도 엡실론, 6억 5천만 달러 투자로 미국 시장 공략 나서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인도의 엡실론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Epsilon Advanced Materials)가 주목받고 있다. 동사는 미국의 중국산 흑연 관세 부과를 계기로 미국 내 배터리 제조업체들과의 공급 계약 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최고경영자가 밝혔다.

엡실론은 2027년 중반 가동을 목표로 6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캐롤라이나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공장은 미국 현지에서 흑연 양극재를 직접 생산함으로써 운송비 절감과 함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경제성 확보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현재 엡실론은 미국에 진출한 일본과 한국의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타깃하고 있다.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 기지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엡실론의 현지 공급망은 이들 업체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산과 함께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엡실론과 같은 중국 외 공급업체들에게는 상당한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정부 역시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의 일환으로 배터리 소재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어, 엡실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 전기차 충전 / REUTERS/Mike Blake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 전기차 충전 / REUTERS/Mike B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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