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야말 LNG 프로젝트/투데이에너지 DB
러시아의 야말 LNG 프로젝트/투데이에너지 DB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구축한 ‘에너지 회피망(energy evasion network)’이 실제로 작동하면서 LNG와 원유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제재의 실효성 논란을 불러오는 동시에, 아시아 에너지 수급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섀도우 플리트, 제재 회피의 선봉

러시아는 선박 개명, 국적 변경, 제3국 등록 등을 통해 제재망을 피하는 ‘섀도우 플리트(Shadow Fleet)’를 대규모로 운영 중이다. 최근 Arctic LNG 2 프로젝트에서는 Buran(구 North Air), Voskhod(구 North Mountain) 등 개명 선박들이 접안해 북극 항로를 통해 아시아로 향했다. 제재 대상 선박임에도 불구하고 운항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대표적인 회피 수단이다.

■ 금융·보험망 우회와 제3국 경유 거래

서방 보험사와 금융기관이 러시아 해운을 차단하자, 러시아는 중국·인도·중동 금융망과 자체 보험체계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UAE·말레이시아·터키 등 제3국 무역 허브를 거치는 방식으로 원유와 LNG의 출처를 불투명하게 만들어, 제재 추적을 회피한다. 이러한 방식은 ‘페이퍼 컴퍼니’를 앞세운 계약 구조와 결합해 에너지 거래의 회색지대를 넓히고 있다.

■ 북극 항로와 아시아 시장 집중

유럽 시장이 닫히자 러시아는 북극 항로(Northern Sea Route)를 통해 중국·인도 등 아시아 국가로 직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항로 단축 효과와 함께 서방 항만 통제를 피할 수 있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은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들에 ‘저렴하지만 제재 리스크가 있는 러시아산 에너지’라는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 제재 실효성과 글로벌 파장

러시아의 에너지 회피망은 단기적으로는 수출 지속성을 보장하지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투명성 저하와 해상 안전 리스크 확대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선박 사고 발생 시 보험 보상 문제, 국제 해운 규제 불신, 가격 불안정 등도 현실적 위험이다.궁극적으로 러시아의 회피망은 서방 제재의 구멍을 드러내며, 국제 사회가 제재 강도를 높일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회피망을 묵인할지 갈림길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 용어 설명 :  

· '에너지 회피망(energy evasion network)' = 특정 국가나 조직이 국제사회의 에너지 관련 제재를 피해가기 위해 구축한 비밀스러운 공급망이나 체계를 뜻한다. 이 네트워크는 제재 대상 국가들이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비공식적으로 유통하거나 거래할 수 있게 해, 제재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회피망은 선박이나 거래 경로를 숨기거나 가명 등록을 활용해 국제 감시망을 우회하는 전략적 체계로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는 이를 적발하고 차단하기 위해 계속해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국내외 기사나 공식 자료는 제한적이나, 국제 경제 제재와 관련된 에너지 무역 흐름 분석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주목받고 있다.

· 섀도우 플리트(Shadow Fleet) = 주로 러시아와 같은 제재 대상 국가들이 국제사회의 무역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운용하는 비공식적인 선박 집단을 뜻한다. 이 선단은 공식적인 해운 및 선박 등록 절차를 우회해 연료, 원자재, 군수품 등을 밀수하거나 비밀리에 운송하는 데 이용된다. 국제 사회는 이러한 ‘그림자 함대’를 통해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통제하고자 제재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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