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독일 클린테크 기업 INERATEC이 지난 6월3일, 프랑크푸르트 호흐스트(Frankfurt-Höchst)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e-연료(e-Fuel) 생산 시설 ‘ERA ONE’의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연간 2500톤의 탄소중립 합성연료(Synthetic Fuel)를 생산할 수 있으며, 유럽 내 상업적 규모 e-연료 공급의 첫 이정표로 평가된다.
ERA ONE은 그린수소(Green Hydrogen)와 바이오기반 이산화탄소(CO₂)를 활용해 합성 원유(Synthetic Crude Oil)를 만들고, 이를 다시 지속가능 항공유(e-SAF), e-디젤, 합성 가솔린, 화학 원료 등으로 전환한다. CO₂는 지역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 수소는 염소 생산 공정의 부산물로부터 공급받는다. 이러한 공급망은 모두 현지 산업단지 내에 위치해 탄소 배출과 물류비용을 최소화한다.
INERATEC의 CEO 팀 볼트켄(Tim Böltken)은 개소식에서 “우리는 이제 화석 연료 분자를 ‘녹색 분자’로 바꾸고 있다”며 “ERA ONE은 기술적으로만이 아닌 시장 상업성 측면에서도 e-연료가 준비됐음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항공, 해운, 화학처럼 전기화가 어려운 산업의 탈탄소화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ERA ONE 프로젝트에는 유럽투자은행(EIB)의 벤처 부채 4천만 유로와, 빌 게이츠가 후원하는 Breakthrough Energy Catalyst의 보조금 3천만 유로 등 총 7천만 유로의 전략적 자금이 투입됐다. 독일 환경부의 환경혁신프로그램도 기술 상용화를 위한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ReFuelEU Aviation 등 EU의 지속가능항공유 의무비율 제도를 충족하기 위해, INERATEC는 향후 모듈형 플랜트를 기반으로 연간 생산능력을 다각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합성연료 외에도 지속가능 플라스틱 생산 등 e-Chemicals 부문으로도 기술 확장을 준비 중이다.
■ 용어 설명 :
· e-연료(e-Fuel) =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은 그린수소와,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만드는 합성 탄소중립 연료. 이 과정에서 기존의 석탄이나 천연가스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합성연료 제조에 필요한 원료 역시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조달된다. e-연료는 e-가솔린, e-디젤, e-메탄, e-항공유 등 다양한 형태로 생산될 수 있으며, 기존 내연기관이나 연소기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연료 생산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 주기로 보면 탄소 순배출이 거의 ‘0’에 가까워 탄소중립 연료로 분류된다. 이 기술은 특히 내연기관 차량, 항공, 선박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탈탄소화에 효과적이며, 유럽연합(EU) 등에서는 2035년 이후에도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의 신차 등록을 허용하는 등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