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소비가 2030년까지 7%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지난 6월18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260억㎥였던 EU의 가스 수요는 2030년 3020억㎥로 감소할 예정이다. 이는 이미 팬데믹 이전인 2019년(4,040억㎥) 대비 19%나 줄어든 이후의 수치로, 전력 전환 속도에 따라 감소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수요 줄이는데 설비는 늘려… 정책 간 충돌 우려
흥미로운 점은 EU가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LNG 수입설비를 2030년까지 54% 늘릴 계획이라는 점이다. Ember는 이 같은 투자 추세가 가스 수요 감소 기조와 충돌하며, 과잉설비로 인한 '좌초자산(stranded assets)' 발생 위험을 경고했다.
Ember 전력전환 분석가 토모스 해리슨(Tomos Harrison)은 “EU는 전기화된 경제로 명확히 나아가고 있으며, 가스 인프라 확대는 결국 막대한 손실로 귀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전기화(Electrification)와 재생에너지 확산, 구조적 수요 하락 견인
EU는 현재 최종 에너지 수요의 약 23%를 전기로 사용하고 있으나, 2030년까지 이를 30%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풍력 및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향후 5년간 두 배 확대될 전망이며, 2030년에는 EU 전력의 66%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화석연료, 특히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 감소를 더욱 가속화한다. Ember는 "정책입안자와 투자자, 산업계 모두 이 불가역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용어 설명 :
· 싱크탱크 엠버(Ember, Ember Climate) = 본사는 영국. 전 세계 전력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감축의 흐름을 진단하는 전문 기관.
엠버는 215개국의 전력 데이터를 분석하며, 전 세계 전력 수요의 92%를 차지하는 80개국의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 세계 전력 평가(Global Electricity Review)’ 등 주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엠버는 2023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30.3%로 처음 30%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엠버는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의 성장세와 국가별, 지역별 전력 구조 변화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며,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