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보이지 않는 위험, 냄새 없는 위협. 산업 현장에서 가스 누출은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번질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위협’을 감지하고 경고하는 최전선에 선 기업이 있다. 가스탐지기 국내 1위 기업, 가스트론(Gastron)이다.
경기도 군포시 첨단산업단지, 수도권 서남부의 기술 집약지에 위치한 가스트론 본사는 외관부터 ‘안전’의 기조가 묻어나는 곳이다. 회사 정문을 지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층별로 구성된 가스 실험동과 EMC 테스트동, 그리고 스마트 생산 조립 라인이 연결된 ‘감지기 클러스터’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전자센서가 아닙니다. 작업자의 생명을 지키는 감각기관이죠.” 가스트론 관계자의 첫 말은 곧 회사 철학을 압축했다.
고정형 가스감지기 조립 라인과 검사설비 자동화 시스템, 수소·반도체 전용 센서 테스트룸을 직접 둘러봤다. 모든 장비는 국제인증 기준에 따라 EMC(전자파 적합성), 방폭시험, 화염방지검사 등을 거쳐 출하된다.
가스트론은 1992년 창립 이후, 산업용 가스감지기만을 파고든 국내 강소 기업이다. 특히 국내 고정식 가스감지기 시장 점유율 1위, 반도체·플랜트·조선 3대 산업에 전방위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 위상이 각별하다. 반도체 클린룸부터 조선, 플랜트, 발전소, 수소충전소까지 국내 주요 산업 인프라에 이 회사의 감지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 플랜트와 조선소 현장에 직접 납품하며 실증 기반의 신뢰성을 축적해왔다.
“저희 감지기는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장비입니다. 현장에서 무탈한 것이 곧 저희 제품의 성공이죠.” 가스트론 마케팅 담당자의 말에서 산업안전의 무게감이 전해졌다. ‘산업안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플랜트 설계부터 감지기 설치,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엔지니어링 역량까지 강화해나가고 있다.
수소·이차전지·반도체 등으로 산업 구조가 급변하면서, 위험요소도 고도화되고 있다. 가스트론은 그런 변화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읽고 대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25년 목표 매출은 2200억 원. 현재 다수의 해외 벤더 인증을 바탕으로 미국·유럽·중동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스트론은 단순 제조를 넘어 산업안전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탐방 과정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감지기뿐 아니라 △경광등·수신반 △불꽃감지기 △자동소화장치 △휴대용 감지기 등 전 주기 안전장비 포트폴리오(total safety chain)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용 PFC(과불화화합물) 감지, 수소충전소 전용 가스탐지기 등 미래 산업을 겨냥한 특화센서 개발도 한창이다.
가스트론은 글로벌 인증을 기반으로 FM(미국), ATEX(유럽), IECEx(국제방폭) 인증을 모두 확보했다. 해외 EPC업체 벤더 등록도 확대되고 있으며, 중동, 동남아, 미국 LNG터미널, 조선 기자재 공급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가스트론의 최대 강점은 누적된 실전 데이터와 현장 적응력이다. 전 세계 산업 현장에서 ‘K-가스 감지기’가 기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안전’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무기로, 가스트론은 지금도 묵묵히 산업 현장의 ‘숨은 파수꾼’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한편, 가스트론은 오는 7월 7일부터 1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5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Korea International Safety & Health Show)’에 참가해 미래형 방폭형 가스감지기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스트론은 차세대 방폭형 가스감지기 GFU-B1 및 GFU-W1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플랜트 및 고위험 산업현장 대응 솔루션을 집중 조명한다. 특히 다중 가스 감지, 무선 통신 기능, 폭발 위험 대응 능력이 강화된 해당 제품은 방폭 안전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GFU-B1은 복합 센서 구성을 통한 정밀 감지 기능을 제공하며, GFU-W1은 무선통신 기반의 실시간 원격 관제를 가능케 해 시설물의 무인·자동화 운영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