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천연가스 시장 '여름 변수' 주목
미 천연가스 시장 '여름 변수' 주목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가 지난주 46억 입방피트(Bcf, billion cubic feet) 증가하면서 5개년 평균을 상회했지만, 본격적인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과 LNG 수출 확대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발표한 최신 주간 천연가스 재고 통계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총 비축량은 7월 현재 3052Bcf로, 최근 5년 평균치(2874Bcf)를 178Bcf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로는 오히려 156Bcf 낮은 수준이다.

■ 5년 평균 넘었지만 '수급 여력'은 제한적… 피크 수요 맞물린 공급 부담

표면상 재고가 평균보다 높은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나,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 지속과 산업·발전 부문의 전력 수요 상승은 재고의 방어력을 빠르게 약화시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미국 남부·서부 지역에서 40℃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발전용 천연가스 사용량에 직접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가스 발전소 가동률 상승은 비축 속도를 둔화시키고, 수요 측면에서는 천연가스 선물가격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 LNG 수출도 변수… Plaquemines LNG 등 신규 프로젝트 영향력 확대

수급 불균형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핵심 요인은 LNG 수출 확대다. 루이지애나주에서 가동 중인 플래커민스 LNG(Plaquemines LNG) 프로젝트 등 신규 수출 인프라가 점차 본격 가동되면서, 미국산 가스의 아시아·유럽 수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를 수출한 국가로, EIA는 단기 에너지전망(STEO, Short-Term Energy Outlook)을 통해 2026년에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곧 국내 재고 확보 여력에 압박을 가할 수 있으며, 특히 동절기 수요에 대비한 전략적 비축이 늦어질 경우 시장에 추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 안정적 재고보다 중요한 건 ‘속도 조절’과 수요 대응력

천연가스 재고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완충재'로만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날씨 변화, 전력 수요 피크, LNG 수출 증가 등 구조적인 수요 압력은 재고를 빠르게 소진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 동향을 단순 절대량이 아닌 ‘비축 속도’와 ‘수요 예측 정확도’ 중심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향후 8월까지 폭염이 지속될 경우, 3000Bcf 이상이라는 재고량도 단기간 내에 상당 수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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