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유럽연합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은 기업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이는 화석 연료를 주로 수출하는 국가들에게는 여러 가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SDDD가 LNG 수출국에 ▲환경 규제 및 재정 부담 증가 ▲인권 및 노동 기준 준수 압력 강화 ▲유럽 시장 접근성 제한 및 시장 재편 가능성 ▲외교적 마찰 및 에너지 안보 우려 증폭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 변화 유도 등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SDDD는 기업들에게 기후 변화 전환 계획 수립을 요구하며, 이는 LNG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감축 및 기타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의무화한다 . 예를 들어, 카타르는 가까운 시일 내에 넷 제로 달성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기업들은 CSDDD를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벌금 등 재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
이 지침은 강제 노동과 같은 인권 문제에 대한 기업의 실사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LNG 생산국 내 기업들은 국제적인 인권 및 노동 기준에 맞춰 운영되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되며, 이는 해당 국가의 전반적인 인권 및 노동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SDDD 규정을 준수하지 못하는 LNG 수출국 기업들은 유럽연합 시장에 LNG를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카타르가 "보다 안정적이고 환영받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EU 외부의 대체 시장을 진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것처럼 , 일부 수출국들은 유럽연합 외 다른 시장으로 수출 비중을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CSDDD 준수와 관련하여 LNG 수출국과 유럽연합 간에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LNG 공급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으며, 유럽연합의 에너지 전환 목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CSDDD와 같은 글로벌 지속가능성 법규의 등장은 LNG 수출국들로 하여금 장기적으로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및 투자 확대를 모색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과도 맞물려 해당 국가의 에너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촉진할 수 있다.
CSDDD는 LNG 수출국들에게 환경적,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이에 따라 생산 방식, 시장 전략, 그리고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LNG 수출국 기업들, 지침 맞춰 공급망 관리 방식 조정해야
CSDDD는 기업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과 환경에 대한 실사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LNG 수출국에 위치한 기업들도 이 지침에 맞춰 공급망 관리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LNG 생산 및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수질 오염, 생태계 파괴 등 잠재적 환경 피해를 식별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생산 시설 내 문제뿐만 아니라, 가스 채굴, 파이프라인 건설, 액화, 운송 등 공급망 전 과정에 걸친 환경 영향을 포함한다.
인권 관련 리스크 식별하고 평가해야
노동자 착취, 강제 노동, 아동 노동, 원주민 공동체 권리 침해 등 인권 관련 리스크를 식별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리스크들을 최소 연 단위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실사의 이행 내용을 기업 웹사이트를 통해 공시해야 한다.
식별된 환경 및 인권 리스크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저감 기술 도입, 노동자 안전 및 복지 기준 강화, 지역 사회와의 협력 증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기업은 협력사와 계약을 맺을 때 실사 의무 이행에 대한 보증을 요구하고, 위반 시 제재 조항을 포함할 수 있다.
공급망 내에서 환경 파괴나 인권 침해의 피해를 입은 개인이나 단체가 고충을 제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불만을 접수하고 조사하며, 적절한 구제 조치를 제공하는 절차를 포함한다.
EU 기업들, CSDDD 준수 요구하는 계약상 조항 포함할 것
EU 기업들은 LNG 공급업체(수출국의 기업들)에게 CSDDD 준수를 요구하는 계약상 조항을 포함시킬 것이다.
중소기업 협력사의 경우, 실사 의무기업이 검증 비용을 부담하는 등 상생 협력을 통해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기후 변화 전환 계획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해야
CSDDD는 기업들에게 파리 협정의 목표(지구 평균 온도 상승 1.5도 제한)에 부합하는 기후 변화 전환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LNG 생산 및 수출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함을 의미한다. 카타르의 경우 이 부분이 가장 큰 우려 사항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LNG 수출국 기업들이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강제하며, 이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표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NG 수출국 기업들이 CSDDD의 환경 및 인권 실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기술 도입, 노동 환경 개선 등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LNG 생산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유럽연합으로 공급되는 LNG 가격을 인상시킬 수 있다.
카타르의 사례처럼 특정 국가가 CSDDD 규정에 대한 불만을 표하며 공급량 조절 가능성을 언급하면, 이는 국제 LNG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여 가격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존 공급 관계 불안정성 초래...LNG 공급망에 차질
만약 LNG 공급업체나 그 하위 협력사들이 CSDDD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유럽연합 내 수입 기업들은 법적 책임이나 벌금을 피하기 위해 해당 공급업체와의 계약을 재고하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공급 관계의 불안정성을 초래하여 LNG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CSDDD 규제 부담으로 인해 LNG 수출국이 유럽연합 대신 규제가 덜한 다른 시장으로 공급을 전환할 위험도 있다.
규정 위반 EU내 수입 기업, 전 세계 매출의 최대 5% 벌금
CSDDD 규정을 위반하는 유럽연합 내 수입 기업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5%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이는 상당한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급망 내 인권 침해나 환경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EU 수입 기업이 이에 대한 실사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밝혀지면,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LNG 생산부터 운송, 재기화까지 이르는 복잡한 공급망에서 모든 참여 기업의 환경 및 인권 관련 데이터를 투명하게 확보하고 추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특히 Tier 1을 넘어선 하위 협력사의 정보는 더욱 접근하기 힘들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CSDDD 요구 사항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CSDDD의 시행은 EU와 주요 LNG 수출국 간에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외교적 마찰로 이어져 에너지 안보 논의에 복잡성을 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LNG 수출국이 자국의 에너지 정책이나 기후 목표가 CSDDD로 인해 간섭받는다고 느낄 경우, 반발이 심화될 수 있다.
CSDDD는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려는 중요한 움직임이지만, LNG와 같은 핵심 에너지원의 공급망에는 위와 같은 잠재적 리스크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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