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국이 전력 기반의 에너지 체제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현지 산업 데이터를 종합하면, 2025년 1~5월 기준 중국의 신규 발전 설비 중 재생에너지가 93%를 차지했으며, 이와 동시에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양면 전략’은 석유 수요를 줄이기 위한 중국의 구조적 에너지 전환 시도로 분석된다.
■ 재생에너지 발전 신규 용량 93%…태양광 하루 860만장 수준 급증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은 총 247GW(기가와트)의 발전 설비를 신규로 확충했으며, 이 중 △태양광 198GW △풍력 46GW △수력 3GW 등 재생에너지가 약 93%를 차지했다. 특히 태양광은 초당 100장의 패널이 설치되는 수준의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하루 기준으로 약 860만장에 달하는 설치량이다.
이 같은 설비 증가는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일 뿐만 아니라, 전력 기반 수송 및 산업 구조 확대에 따른 수요 대응 전략이기도 하다. 전기차(EV) 및 히트펌프, 산업 전기화 흐름이 급속히 확대되며 전력 수요가 기존 원유 수요를 대체하는 구조로 이동 중이다.
■ 석탄 발전은 여전히 ‘가속 중’…세계 석탄 화력 건설의 83% 담당
재생에너지 증가와는 별개로 중국의 석탄 발전도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5월 사이 18GW 규모의 신규 석탄 발전이 가동됐으며, 현재 227GW 규모가 건설 중이고, 추가로 257GW가 계획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 세계 석탄 화력 발전소 신규 건설 중 83%가 중국에서 진행 중이다.
운영 중인 석탄 화력 발전소의 용량도 1789GW로, 전 세계 총량의 55%에 해당한다. 이는 중국이 여전히 기저부하용 전원으로 석탄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을 위한 ‘이중 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전기차로 ‘원유 대체’ 본격화…IEA, 중국 석유 수요 증가 둔화 전망
중국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원유를 대체하려는 전략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특히 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급속히 확산되며 석유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1565만 대를 기록했고, 이 중 694만 대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판매량의 43%에 해당하는 수치다.
IEA(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2025년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 증가량을 하루 8만1000배럴 수준으로 전망했다.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증가율로, 전기화가 본격적으로 원유 소비를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에너지 전환인가, 에너지 병행인가?
중국의 에너지 전략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탈탄소 정책의 이상과 ‘석탄 확대’라는 에너지 안보 현실 사이에서 복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원유 중심 수요 구조를 전력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분명하나, 그 전환의 에너지원이 석탄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녹색과 회색의 공존’은 향후 글로벌 에너지 전환 담론에서 중국의 역할과 책임, 전략의 진정성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