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중 간 무역협상이 재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6월 한 달간 미국산 원유와 천연가스(LNG)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3년 만의 첫 ‘제로(0)’ 수입 사례로, 사실상 에너지 부문이 양국 통상 갈등의 최전선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對중국 수입품 관세 복원 추진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며,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중국 역시 미국산 에너지 수입 중단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 미국산 원유·LNG 수입 ‘0’… 中, 사우디·러시아산 수입 확대
중국은 2024년 기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지난해만 해도 미국으로부터 약 8억 달러 상당의 원유를 수입했으나, 올해 6월에는 수입량이 전무(全無)한 것으로 확인됐다. LNG 역시 4개월 연속 수입 실적이 0을 기록하며, 수요처로서의 중국의 매력은 급속히 감소한 상황이다.
중국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확대하며, 미국산 에너지 의존도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는 가격 경쟁력이 높고, 일부는 위안화 결제로 거래되는 등 지정학적·경제적 이점이 작용하고 있다.
■ 미국산 LNG, 유럽·아시아로 우회… “中, 되팔아 수익 추구”
미국의 입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은 최근 4개월간 중국에 단 1㎥의 LNG도 수출하지 않았으며, 중국이 수입한 미국산 가스를 유럽·아시아에 재판매하며 마진을 추구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수익성과 에너지 안보 모두에서 불균형을 경험하고 있으며, 미중 간 ‘에너지 협력 파이프라인’은 실질적으로 막힌 상태다.
■ 관세 유예 종료 임박… “에너지, 협상의 핵심 변수 될 듯”
양국은 오는 8월 12일 만료 예정인 관세 유예 조치 연장 여부를 두고 다음 주 고위급 무역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원유와 LNG 등 에너지가 핵심 협상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측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최대 100%의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인도·터키 등 러시아 원유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겨냥한 조치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
■ 미중 갈등의 ‘에너지화’… 동아시아 에너지 전략에 파장
이번 중국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 중단은 단순한 가격이나 수급 이슈를 넘어 전략적 통상 수단으로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중 양국이 에너지를 ‘협상 카드’로 삼는 국면에 접어들며, 아시아 전반의 에너지 수급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에너지 수입국은 LNG 시장의 변동성 확대, 원유 가격 불확실성 증가, 무역 경로 다변화 압박이라는 삼중 변수에 직면하고 있어, 정책적 시나리오 다변화와 비상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 美, 中에 145% 관세폭탄…해상 수입 28.5% 급감
- 중국 희토류 통제에 미 자동차 생산라인 위기
- 무디스 "중국 석유수요 3~5년 내 정점, 인도는 지속 성장"
- [이슈]"미국은 안돼"…재수출 금지로 보는 중국의 자원 패권 전략
- 美, 中 조선업에 520만 달러 '통관 장벽'…LNG선도 직격탄
- 미·중 무역휴전에도 LNG 거래는 '제로'…中, 美 에너지 외면 지속
- [이슈]중국, 美 방산·드론기업 16곳 '수출 차단'…기술전쟁 격화
- 중국, 미국산 LNG 수입 중단 연장…에너지 디커플링 심화
- "관세 대신 함정(艦艇)"…韓, 조선기술로 美 시장 진출 노린다
- 중국, 세계 석탄 발전 83% 건설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