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30일 5조9442억원 규모의 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25조6000억원의 23.2%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계약 기간은 오는 8월 1일부터 3년간이며,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최대 7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경영상 비밀유지 필요에 따라 계약 상대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와의 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 부담을 피해 중국이 아닌 미국 내 기업으로부터 LFP 배터리를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미시간주 등에 국내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많은 미국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테슬라의 요구 조건에 부합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생산하는 LFP 제품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한정되어 있어, 이번 공급 물량도 LFP ESS로 분석된다. 셀당 가격을 85달러로 가정할 경우 공급 규모는 약 50GWh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테슬라와 애플의 주요 협력사인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4GWh 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기차 배터리 부진을 ESS 매출 성장으로 보완해 하반기 의미 있는 수익 개선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 ESS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형 계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정부의 중국산 배터리 견제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