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 정부가 향후 15년간 30건 이상의 해상 석유·가스 자원 임대(Offshore Oil & Gas Lease)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의 기조와 궤를 같이 하며, 국내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에너지 자립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 멕시코만, 미국 원유 생산의 핵심 축
임대 계획의 중심에는 멕시코만(Gulf of Mexico)이 있다. 이 지역은 미국 전체 원유 생산량의 14~15%를 차지하며, 매년 수백억 달러 규모의 GDP 기여와 함께 수만 개의 고용을 창출하는 전략적 거점이다. 이번 임대 입찰 확대는 국내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 알래스카 Cook Inlet, 2032년까지 6건 입찰 예정
알래스카의 쿠크 인렛(Cook Inlet) 역시 장기 임대 계획에 포함됐다. 해양에너지관리국(BOEM, Bureau of Ocean Energy Management)은 오는 2032년까지 6건의 임대 입찰을 추진할 방침이다. 북극권 에너지 자원 활용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는 물론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공급 확대도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 첫 임대 입찰, 올해 12월 출발
이번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입찰은 ‘빅 뷰티풀 걸프 1(Big Beautiful Gulf 1)’로, 오는 12월 10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BOEM은 최소 30일 전에 최종 공지를 발표할 예정이며, 업계는 이를 기점으로 해상 자원 개발의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임대 계획은 에너지 안보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라며 “특히 멕시코만은 기존 인프라와 노하우가 집중된 만큼, 빠른 시일 내 상업 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용어 설명 :
·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2025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대규모 예산 조정 법안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집대성한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7월 4일 이 법안에 서명해 발효시켰으며, 상원에서는 7월 1일 JD 밴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로 통과되고, 하원에서는 7월 3일 218대 214의 근소한 표 차이로 가결됐다. 양원 모두에서 민주당은 전면적으로 반대했다.
이 법안은 수백 가지 세부 조항을 포함하며, 2017년 감세 및 일자리법에서 한시적이었던 개인소득세 경감 조항을 10년 이상 연장해 2035년까지 지속시킨다. 고소득층 소득세율도 현행 37%로 동결하고, 표준공제 인상, 주·지방세 공제(SALT) 한도 4만 달러 상향, 팁과 초과근무수당 면세, 자동차 대출과 가족 양육비에 대한 세금 유예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됐다. 대신 이러한 대부분의 임시 조항은 2028년에 만료될 예정이다. 자녀세금공제는 영구적으로 200달러 인상됐다.
법안은 바이든 정부 시기에 도입됐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의 단계적 폐지와 재생에너지보다는 화석연료 산업 장려, 국가 부채한도 5조 달러 증액,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등 복지지출 대폭 삭감, 푸드스탬프(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 SNAP) 수령 연령 확대와 엄격한 근로요건 도입 등 복지제도 개혁도 담고 있다. 그 밖에 ICE(이민세관단속국) 예산 대폭 증액, 국경 단속 및 추방 예산 확대, 대학 기부금 투자 소득세 인상과 각종 학자금 대출 제한, 교육지원 사업 축소 등 각 분야에 걸친 보수적 색채의 정책 패키지가 포함됐다.
‘OBBBA’는 미국 정부의 관료적 규제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수 확장과 예산 효율화를 노린 포괄적 입법이다. 하지만 국가부채를 10년간 2조 4천억 달러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추산돼 반대 여론이 거세며, 특히 저소득층과 복지 대상자, 청정에너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