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운송선이 운항하고 있다./HD현대중공업 제공
원유 운송선이 운항하고 있다./HD현대중공업 제공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국제유가가 하락세임에도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상승하는 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타임 래그'로 향후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 하락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기준 국제유가는 미국-러시아 협상 진전 가능성과 OPEC+ 증산 여파 등으로 하락했다. 이날 Brent는 전일 대비 0.75달러 하락한 배럴당 66.89달러에 마감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 WTI는 전일 대비 0.81달러 하락한 배럴당 64.35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미 원유 재고 증가는 하락폭 제한으로 작용했다. 반면 Dubai는 전일 대비 0.05달러 상승한 배럴당 70.36달러를 기록했다.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위트코프 미 특사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며 미-러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국 정상회담 추진 언급을 보도했으며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Brent 기준 국제유가는 최근 며칠간 지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7월 30일 배럴당 73.24달러에 마감한 Brent는 다음날인 7월 31일 배럴당 72.53달러, 금요일인 이달 1일에는 69.67달러, 월요일인 4일에는 68.76달러, 5일에는 67.64달러로 지속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6일에도 0.75달러 하락한 배럴당 66.89달러에 마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영업 중인 셀프 주유소/신영균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영업 중인 셀프 주유소/신영균 기자

이 기간 국내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소폭 상승과 하락의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7월 30일 리터당 1667.82원에서 31일 1,668.10원, 이달 1일 1668.62원, 2일 1668.99원, 3일 1669.38원, 4일 1670.16원으로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5일 1670.10원으로 하락 전환 후 6일 1669.91원으로 지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용 경유 역시 지난달 30일 리터당 1534.77원을 기록한 후 휘발유 가격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일 기준 경유 가격은 리터당 1538.92원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데 통상 2~3주 정도 '타임 래그'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휘발유 및 경유 전국 평균 가격은 향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 · 국제유가 하락 효과 일부 상쇄

전문가 "당분간 원·달러 환율 박스권 형성" 전망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국제유가 하락 효과가 일부 상쇄되기도 했다. 다만 1일 1400원선을 넘어선 이후 3거래일 연속 종가가 1380원대를 유지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일에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원 내린 1385.5원으로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미국 내 투자 유인이 강해지며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는 이들도 다수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고 국제 정치 변수 등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이달 말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점진적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용어 설명 

타임 래그(Time lag) = 어떤 원인이나 사건이 발생한 후 그에 대한 결과와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적 지연을 의미. 예를 들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즉시 국내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원유 수입·정제·유통 등 여러 단계의 시간이 필요해 며칠 또는 몇 주 후에 반영되는 현상이 해당한다.

경제, 정책,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로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할 때 '타임 래그'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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