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의 LNG 수출 능력이 오는 2030년 말까지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동시에,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라는 새로운 수요 변수가 본격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pand Energy의 CEO는 미국 걸프만(Gulf Coast)의 LNG 수출 능력이 2030년까지 약 28억 입방피트/일(28 Bcf/d)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수출 수준의 약 2배에 해당한다.
이 같은 증설은 Plaquemines LNG, CP2 LNG, Rio Grande LNG, Driftwood LNG 등 이미 FID(최종투자결정)를 마친 대형 프로젝트와 추가적으로 예정된 확장 프로젝트들이 본격 가동될 경우 가능하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LNG 시장이 공급과잉(over-supply)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6~2027년 사이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가 동시에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아시아의 수요 회복,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대체 수요 등이 맞물리며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시장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AI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따른 가스 소비 증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필요한 천연가스는 2030년까지 약 4~5 Bcf/d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미국 LNG 수출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AI 모델 학습과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단기간 내 전력망 확충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스 발전소가 사실상 ‘브릿지 파워(bridge power)’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 LNG 수출 증가 +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라는 이중적 수요 압력으로 이어져, 미국 천연가스 가격 및 글로벌 LNG 수급 불균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패권(Energy Dominance)” 기조를 내세우며 LNG 수출 인프라 확대에 적극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 요인도 있다.
첫째, 환경단체와 지역 커뮤니티의 소송 리스크가 신규 LNG 프로젝트 인허가 과정에서 주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파이프라인 건설 비용 급등으로 인해 수송 인프라 확충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LNG 수출 능력 확대는 △유럽의 에너지 안보 △아시아의 장기 수급 전략 △한국·일본의 LNG 조달 전략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단기 공급과잉 → 중기 타이트 → 장기 공급 불확실성이라는 사이클이 전개될 경우, 한국 역시 미국산 LNG 장기계약 확대와 함께 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한 국내 가스 수급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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