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세계 최대 원유·천연가스 생산국인 미국의 에너지 시장이 ‘이중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유는 국내외에서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우려로 성장 둔화 전망이 제기되는 반면, 천연가스는 유럽·아시아를 중심으로 신규 시장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반된 전망 속에서 미국이 중장기 에너지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석유 시장, ‘정점론’ 확산…공급 과잉·수요 둔화 겹쳐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자동차, 항공기 연료 등 다양한 산업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석유 생산이 이미 정점(Peak Oil)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석유가 생산되고 있는 상황(Overproduction)에서, 원유 시장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원유 가격이 향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미국 내 신규 투자 유인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는 가스 생산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가스 생산량 상당 부분은 원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반가스(Associated Gas)에 의존하고 있어, 원유 성장세 둔화는 곧 가스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천연가스, 국제 시장 수요 증가 속 신규 판로 확보
반면 천연가스는 미국 내수보다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신규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 의존을 줄이려는 유럽과, 탈석탄·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내 가스 생산량은 원유 시장 둔화와 맞물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적 공급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가스 생산을 석유 생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생산·수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정책·시장 변화 대응한 에너지 전략 재정립 필요
현재 미국 에너지 시장은 △석유 생산 정점 가능성 △국제 가스 수요 확대 △원유 가격 하락 가능성 △국내 생산 감소 우려 등 복합적인 변수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독립적 가스 생산 인프라 확충 △재생에너지·가스 중심 에너지 믹스 재편 △전략비축유(SPR) 관리 강화 △LNG 수출 허브화 전략 가속화 등을 포함한 중장기 에너지 정책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에너지는 ‘석유는 둔화·가스는 성장’이라는 상반된 흐름에 직면해 있다”며 “정책적 방향성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될지 약화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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