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증가는 LNG 수출을 통해 글로벌 가스 시장의 다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미지 편집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증가는 LNG 수출을 통해 글로벌 가스 시장의 다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천연가스 소비는 겨울·여름철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생산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2025년 미국 천연가스 시장은 ‘공급과 수요 모두 신기록’이라는 이례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통계는 단순한 소비·생산 증가를 넘어, 전 세계 에너지 수급 및 가격, 발전믹스 변화, 탈탄소 전환 전략 등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IA에 따르면,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은 시추(드릴링) 활동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유정(wells)의 생산성 향상, 기술적 효율 개선, 인프라 최적화 등의 효과로 해석된다.

시장의 일반적인 공식, ‘시추 확대 → 생산 증가’를 벗어난 이 구조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셰일가스 산업이 이룬 구조적 효율화의 결과로 평가된다. 그 결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공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돼 가격 폭등이나 물량 부족 없이 시장이 운용되고 있다.

이번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전력 생산 부문에서의 천연가스 비중 확대, 산업용 수요 증가,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장이 있다. 특히 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확산은 막대한 전력 수요를 불러왔고, 그 전력을 공급하는 원천으로 천연가스 화력발전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2024년 예상을 웃도는 한파도 겨울철 가스 사용량을 크게 늘렸다.

역설적으로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석탄발전의 부활을 불러오고 있다. 전력사 입장에서는 연료비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탈탄소 흐름에 역행하는 움직임이며, 중장기적으로 기후목표 달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플래커민즈(Plaquemines) LNG 프로젝트 등 신규 설비가 본격화되면서, 미국의 LNG 수출 여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공급 다변화 전략과도 맞물려, 미국을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 결정의 핵심 축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가격이 상승할 경우, 자국 내 소비자 및 산업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 문제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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