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불가리아 에너지 당국이 자국 국영가스공사 불가르가즈(Bulgargaz)와 튀르키예 국영에너지기업 보타스(Botas) 간 체결된 장기 천연가스 수입 계약에 대해 내부 감사를 착수했다. 해당 계약은 2023년 체결된 13년 간의 장기 계약으로, 불가르가즈가 튀르키예 내 LNG 터미널과 송전망 사용권을 확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계약 이후 실제 미사용 용량에 대한 고정비 지불이 지속되며, 불가리아 정부와 국영기업에 재정 손실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감사는 이러한 문제 제기에 따라 계약 전반의 경제성 및 투명성을 재검토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총 6억 레프 지출…월 100만 달러 지불 중단
현지 보도에 따르면, Bulgargaz는 해당 계약과 관련해 지금까지 약 6억 불가리아 레프(BGN), 미화로 약 3억59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Botas 측에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은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지불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Botas에 대한 월 100만 달러 규모의 비용 지불을 중단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Botas가 국제 중재를 청구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향후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이 외교적 긴장 국면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불가르가즈, 계약 구조 비판 직면…유럽 에너지 시장 내 신뢰도 타격 우려
이번 사안은 유럽 전역에서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영 가스 수입 계약에 대한 내부 투명성 문제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해석된다. 불가르가즈는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튀르키예 가스 허브를 통한 경유 전략을 선택했지만, 실제 수요와 공급 효율성 간의 불균형이 고정비 부담으로 전가되며 논란이 된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계약 당시 정치적 명분에 치우쳐 경제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결과”라며, “국가 간 에너지 인프라 활용 계약은 수요 예측과 사용 보장 조건이 명확히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