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튀르키예가 ‘가스텍 2025(Gastech 2025)’에서 대규모 LNG 수입 계약을 체결하며 에너지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영 파이프라인 기업 보타슈(BOTAS)는 이번 계약의 당사자로 참여해, 동절기 수요 피크 시점부터 공급이 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총 15bcm 규모로, 3년·2년·1년 단기 계약이 혼합된 구조다. 구체적으로 △BP 4.8bcm, △ENI 1.5bcm, △Shell 2.4bcm, △SEFE 1.8bcm, △Equinor 1.5bcm이 3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Hartree 0.6bcm은 2년 계약, △Cheniere 1.2bcm과 JERA 0.6bcm은 1년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지난해 튀르키예의 총 천연가스 수요량(54bcm)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업계는 이를 통해 동절기 가스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불가리아·루마니아·헝가리 등 인근국으로의 재수출을 강화하고 이라크 신규 시장 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BOTAS는 단순한 수입국을 넘어, 수입한 LNG를 재가공·재판매하는 ‘허브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남유럽과 발칸 지역의 주요 가스 공급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구상이다.
튀르키예는 최근 3년간 100bcm에 달하는 LNG 계약을 잇따라 체결해왔다. 2023년에는 오만과 연간 1.4bcm 규모의 10년 계약을 맺었고, 2024년에는 △엑손모빌(ExxonMobil)과 연간 3.45bcm, △셸(Shell)과 연간 4bcm,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와 연간 1.6bcm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추세는 튀르키예가 에너지 지정학의 교차로에서 ‘전략적 가스 허브’로 변모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업계 전문가는 “튀르키예는 LNG 스팟 거래와 장기 계약을 병행하며 유연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의 러시아 의존도를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