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빌 게이츠와 SMR 협력 논의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미국 원자력 혁신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의 창업자 겸 회장인 빌 게이츠와 다시 만났다. 양측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인 ‘나트륨(Natrium) 원자로’의 상업화 및 글로벌 공급망 확대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며 협력 의지를 다졌다.

HD현대는 8월22일,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서울에서 빌 게이츠 회장과 테라파워 경영진을 만나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미국에서의 첫 회동 이후 5개월 만의 재회다. 당시 양사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공급망 확장’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테라파워가 개발한 나트륨 원자로는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의 4세대 SMR로, 에너지 저장 기능과 높은 열효율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기존 원자로 대비 핵폐기물 발생량을 약 40% 줄일 수 있어 안전성과 기술적 완성도가 현존 SMR 중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는 자사의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나트륨 원자로의 핵심 기자재인 원자로 용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양사는 글로벌 상용화를 위해 공급망 확대 방안을 함께 모색하며, 차세대 원전 기술을 조선·해운 분야에도 접목할 계획이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SMR 기술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로 가는 핵심 솔루션”이라며 “이번 협력이 글로벌 원전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역시 “HD현대는 세계 최고의 조선사이자 핵심 제조 역량을 가진 파트너”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HD현대는 테라파워와 함께 조선 분야에 적용 가능한 ‘용융염원자로(MSR)’ 기술 개발 협력에도 착수했으며, SMR 기반 추진 선박 개발을 통한 해운 탈탄소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