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북미진출 본격화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북미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4일 총 1400억원 규모의 미국 텍사스 200MWh급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발표하며 글로벌 에너지저장 시장 선점에 시동을 걸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경기 분당 HD현대글로벌R&D센터에서 '루틸 BESS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조석 부회장과 김영기 사장을 비롯해 사업 파트너인 한국남부발전 김준동 사장, 알파자산운용 최준혁 대표, KBI그룹 박한상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주 러널스 카운티를 거점으로 하는 전력거래사업이다. 잉여 전력을 대용량 배터리에 저장한 후 전력 수요가 발생할 때 텍사스 전역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올해 3분기 착공해 2027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신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력 수급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BESS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 대규모 정전 사태가 전력 계통 안정화 필요성을 재확인시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BESS 시장은 2024년 250억달러에서 2032년 114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19.6%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4월 텍사스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애플, 구글,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캠퍼스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텍사스를 전략 거점으로 삼은 것이다.

회사는 2016년부터 약 10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누적 1.6GWh 이상의 맞춤형 ESS를 공급해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전력기기와 ICT 솔루션 역량을 결합해 BESS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영기 사장은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북미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 BESS 시장 주도권 확보에 노력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기여하며 미래 전력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이번 수주가 글로벌 BESS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급성장하는 북미 시장에서의 교두보 확보로 향후 추가 수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