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폴란드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oating LNG, FLNG) 인수기지 확장을 검토하며 유럽 내 에너지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폴란드 국영 가스전송망 운영사 가스시스템(Gaz-System)은 현재 발트해 연안 그단스크(Gdansk) 인근에 연간 61억㎥(6.1bcm) 규모의 LNG 재기화 능력을 갖춘 FLNG 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이 터미널은 폴란드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러시아산 가스 수입 금지 조치 이후 새로운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는 유럽 각국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초 가스시스템은 두 번째 FSRU(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를 추가 도입해 수입 능력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3년 당시에는 유럽 내 수요 둔화를 이유로 계획이 철회됐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함께 LNG 수요가 다시 확대되면서, 확장 필요성에 대한 검증 작업이 추진될 경우 추가 절차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란드를 통한 LNG 수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점점 늘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 금수 조치로 인해 공급처 다변화가 절실해진 유럽 다수 기업들이 폴란드 경유 옵션을 타진 중이다. 올해만 해도 우크라이나는 여러 차례 폴란드를 경유해 LNG를 수입하며, 폴란드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를 입증했다.
폴란드 FLNG 프로젝트가 확장된다면, 이는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발트해 거점인 폴란스키 LNG 터미널(Świnoujście)과 함께 Gdansk FLNG가 확대될 경우, 폴란드는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북유럽 및 동유럽으로 LNG를 재공급하는 핵심 통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폴란드의 FLNG 인프라는 EU 차원의 에너지 안보 정책과도 맞물려, 장기적으로는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등 인근 국가들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가스 네트워크 구축을 견인할 수 있다.
■ 용어 설명 :
※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와
FSRU(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는 모두 부유식 LNG 설비이지만, 역할과 기능에서 큰 차이가 있다.
FLNG는 해상에서 LNG를 '생산·액화·저장'하는 설비이고, FSRU는 LNG를 '저장·재기화'해 육상에 공급하는 설비. FLNG는 업스트림(생산) 설비, FSRU는 다운스트림(수입 및 공급) 설비이다.
ㆍFLNG = 해상 가스전에서 가스를 직접 채취하여, 선박 내에서 LNG로 액화시켜 저장까지 하는 설비. 즉,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액화하는 ‘생산처’ 역할을 하며, 해저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필요 없이 원거리 가스전 개발에 유리하다. FLNG는 액화 플랜트, 저장 탱크, 발전 설비 등을 갖춘 복합 설비.
ㆍFSRU = LNG를 액화 상태로 운반해 오는 LNG선박에 저장된 LNG를 다시 기체로 재기화(regasification)하여 육상으로 공급하는 ‘재기화 터미널’ 역할을 한다. 주로 육상 LNG 터미널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서 신속하게 LNG를 공급할 수 있으며, 기존 LNG선박을 개조하여 만들기도 한다. FSRU는 저장, 재기화 설비와 하역 설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ㆍ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 해상에서 원유와 가스의 생산, 저장, 그리고 하역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해양 플랜트형 선박이다. FPSO는 해저 유전의 원유와 가스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생산 설비를 갖추고, 생산된 자원을 대형 저장 탱크에 보관한 뒤 필요시 유조선 등으로 운반할 수 있어 해상 석유·가스 개발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크게 높인다. 특히 심해나 원유 생산 설비 설치가 어려운 부유식 플랫폼 대신 활용 가능하며, 전 세계 해양 에너지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페트로브라스의 ‘Almirante Tamandaré FPSO’가 해양 신유전 개발에 투입되어 운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