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두바이 실리콘 오아시스 데이터센터 단지
UAE 두바이 실리콘 오아시스 데이터센터 단지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전 세계적으로 AI 클라우드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버 상시 가동과 고밀도 냉각 시스템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이는 국가 전력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간헐성과 출력 변동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공급과 빠른 기동성을 갖춘 LN 발전을 데이터센터 전력망 안정화의 핵심 대안으로 채택하고 있다. LNG 발전은 향후 수소·암모니아 혼소 발전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높다.

■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 — 미국·독일·일본 사례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은 ‘데이터센터 앨리(Data Center Alley)’로 불릴 만큼 서버 팜이 밀집한 지역이다. AWS(아마존웹서비스)는 이곳에 LNG 터빈 기반의 백업 발전소를 구축해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하는 저녁 시간대에도 서버 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구글 데이터센터 역시 풍력·태양광과 LNG 터빈 발전을 하이브리드로 운영하며, 수분 내 기동이 가능한 LNG 발전으로 전력 변동성을 상쇄하고 있다.

독일 브룬스뷔텔 LNG 터미널 인근에는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용 LNG 기반 전력 설비가 계획돼 있다. 독일 정부는 원전 폐기 이후 간헐적 재생에너지의 보완책으로 LNG 발전을 지정했고,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를 전력 안정성 확보의 ‘보험’으로 보고 있다.

일본 지바 LNG 터미널에서는 JERA와 도쿄가스가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LNG 발전을 가동하며, 동시에 수소 혼소 실증을 병행하고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동시에 중장기 탄소 감축 로드맵을 맞추려는 시도다.

■ 수소·암모니아 혼소 전환 — 일본·한국·독일의 준비 전략

일본 후쿠오카현에서는 LNG 발전소를 데이터센터와 연결하는 신규 프로젝트가 검토 중이며, 발전소 설계 단계에서 수소 혼소 연료공급 설비를 포함시켰다.

한국에서도 경기 남부 데이터센터 단지를 대상으로 LNG 발전과 수소 혼소 전환이 가능한 모듈형 가스 터빈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수도권 전력망 포화 상황에서, LNG 발전은 AI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가동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부상했다.

독일 역시 빌헬름스하펜 LNG 터미널 연계 발전소에 수소 혼소 설계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향후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 강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사전 포석이다.

■ 냉각 수요 대응형 설계 — UAE·싱가포르·미국의 통합 운영 모델

UAE 두바이 실리콘 오아시스 데이터센터 단지는 LNG 기반 복합화력(CCGT) 발전소와 서버 냉각 시스템을 직접 연동해 운영된다. 사막 기후 특성상 연중 냉방 부하가 높은데, LNG 발전 폐열을 흡수식 냉동기에 활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했다.

싱가포르 케펠데이터센터는 LNG 발전과 해수 냉각 시스템을 결합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서버 가동에 쓰이고, 폐열은 AI 서버의 액침 냉각 시스템(immersion cooling)에 공급돼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데이터센터 캠퍼스에서는 LNG 발전소와 증발식 냉각(evaporative cooling) 시스템을 결합해, 여름철 40도를 넘는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서버 운용을 보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의 ‘West US 3’ 지역 데이터센터는 최신 설비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로 구축돼 있으며, 엘 미라주(El Mirage) 등 애리조나 내 다른 거점과 함께 서부 지역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역시 애리조나주 메사(Mesa)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은 북버지니아, 아이오와 카운슬 블러프스(Council Bluffs), 오리건 더 댈러스(The Dalles) 등과 함께 미국 전역의 주요 클라우드 거점을 이루고 있으며, 피닉스 캠퍼스와 마찬가지로 LNG 기반 백업 발전과 냉각 설비를 결합해 안정적인 서버 운용을 지원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애리조나 거점을 통해 AI·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으며, 고온 건조한 기후 조건 속에서도 전력 안정성과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는 LNG 발전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 피크 셰이빙·독립형 전력망 — 중국·인도의 분산형 발전 실험

중국 구이저우성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데이터센터가 몰려 있는 내륙 거점이다. 이 지역의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China National Offshore Oil Corporation) LNG 피크 셰이빙 설비는 국가 전력망이 아닌 데이터센터 단지 전용으로 운영되며, 여름철 전력 피크 시간대에만 가동돼 비용과 탄소배출을 절감한다.

인도의 첸나이 데이터센터 단지는 아다니 그룹이 운영하는 LNG-to-power 독립형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 발전소는 데이터센터 수요 변동에 맞춰 실시간 출력 조절이 가능하며, 장기적으로 태양광과 연계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LNG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전략에서 네 가지 공통된 흐름을 발견한다.

첫째,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이다. 미국, 독일, 일본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LNG 발전으로 상쇄하고 있다. LNG 터빈은 신속한 기동과 유연한 부하 조절이 가능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운영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둘째, 수소·암모니아 혼소 전환이다. 일본, 한국, 독일은 LNG 발전소를 장기적으로 수소 혼소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설계를 병행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와 부합하면서도, LNG 발전 자산이 향후 ‘좌초 자산’이 되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셋째, 냉각 수요 대응형 설계다. UAE, 싱가포르, 미국은 LNG 발전과 AI 서버 냉각 시스템을 통합해,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에서도 전력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냉방 부하가 큰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LNG 발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마지막으로, 피크 셰이빙(Peak Shaving)과 독립형 전력망 구축이다. 중국과 인도는 국가 전력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 LNG 피크 셰이빙 설비와 전용 가스발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급등하는 시간대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수도권 전력망의 여유 용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증설이 이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이 전력 안정성의 ‘마지막 방파제’가 될 전망이다. GS, 포스코 등 주요 에너지 기업은 데이터센터 전용 LNG 발전소 건설을 검토 중이며, 이와 병행해 수소 혼소 전환 인프라를 사전에 설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조선·플랜트 업계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LNG-to-power EPC, 피크 셰이빙 설비, 냉각 특화 발전 기술 등은 해외 데이터센터 시장과 직결되는 분야로, 글로벌 발주 확대에 따른 수출 가능성이 높다. 

LNG 발전은 과도기 전원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라는 초고밀도 전력 소비처의 생존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각국의 사례에서 보듯, 재생에너지와 LNG, 그리고 수소·암모니아로 이어지는 다층적 에너지 전략이 향후 10~20년간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성의 핵심 축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 용어 설명 : 

·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 =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데이터센터로, 수평적 확장을 통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인프라를 유연하게 늘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 및 저장한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표준화되고 모듈식 구조를 갖추어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며, 고밀도의 컴퓨팅 리소스와 자동화된 관리 시스템, 정교한 냉각 기술을 적용해 운영 효율과 에너지 효율성도 극대화한다.

· AWS(Amazon Web Services) = 아마존의 자회사로, 전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최대의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이다.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AWS는 컴퓨팅,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킹, AI·머신러닝·IoT 등 다양한 IT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주문형(pay-as-you-go)으로 제공하며,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는 종량제 방식이 특징이다.

·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 2010년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으로, 전 세계 200여 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 확장성·유연성을 갖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저는 인프라스트럭처(IaaS),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SaaS), 서버리스 등 네 가지 대표적인 클라우드 형태를 모두 지원하며, 컴퓨팅·데이터베이스·AI·사물인터넷(IoT)·분석·네트워크·보안 등 200개가 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도구를 제공한다. 요금은 종량제(PAYG)로 사용량만큼만 과금한다.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 구글이 전 세계 40개 지역과 121개 영역에 구축한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과 기관에 클라우드 컴퓨팅, 스토리지,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 특히, 구글 검색·유튜브 등 글로벌 대규모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동일한 인프라를 사용자에게 제공, 빅데이터·AI·분석 분야의 강점을 앞세운 서비스 구조, 초고속 네트워크·글로벌 엣지 서비스 등이 핵심 차별점이다.

· 피크 셰이빙(Peak Shaving) = 에너지 관리 전략 중 하나로, 하루 중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특정 피크시간대에 소비되는 전력의 양을 줄여 전력 비용과 그리드(송전망) 부담을 완화하는 기술. 저렴한 시간대에 미리 저장한 에너지를 피크시간에 활용하거나, 가스발전·배터리 저장 등 분산형 에너지원 또는 LNG 설비를 이용하여 그리드에서 공급받는 전력량을 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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