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전기추진선박을 통한 해운 탈탄소화와 해양 보전 연계 전략’ 부대행사는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와 연계돼 진행됐다. / 기후솔루션 제공
기후솔루션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전기추진선박을 통한 해운 탈탄소화와 해양 보전 연계 전략’ 부대행사는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와 연계돼 진행됐다. / 기후솔루션 제공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전 세계 해운업이 '탄소 감축'이라는 과제에 직면한 가운데, 전기추진선을 중심으로 한 녹색해운항로 전략이 단순한 감축 수단을 넘어 해양 생태계 보호와 지역사회 지속가능성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을 공유하는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이 지난 29일 부산 벡스코에 모였다. 기후솔루션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전기추진선박을 통한 해운 탈탄소화와 해양 보전 연계 전략’ 부대행사는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와 연계돼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해운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비중이 작지 않지만, 문제는 물동량 증가에 따라 향후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해운 탄소중립’을 선언한 배경이다.

그 핵심 전략이 바로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 △무탄소 연료 선박 운항 △전기화된 항만 운영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등으로 구성되는 이 전략에서 전기추진선은 기술적·환경적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환영사에서 “전기선박 전환은 단순한 탄소 절감이 아니라, 해양 생물다양성 보전과 연안 공동체 회복력 강화까지 동시 달성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라며 “민관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솔루션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전기추진선박을 통한 해운 탈탄소화와 해양 보전 연계 전략’ 부대행사는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와 연계돼 진행됐다. / 기후솔루션 제공
기후솔루션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전기추진선박을 통한 해운 탈탄소화와 해양 보전 연계 전략’ 부대행사는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와 연계돼 진행됐다. / 기후솔루션 제공

‘저탄소’ 넘는 전환의 지렛대

행사에선 전기추진선이 탄소 감축 수단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제 해운시민단체 ‘이퀄루트(Equal Routes)’의 엘리사마 메네즈 이사는 “적절한 제도와 투자만 뒷받침된다면 전기선박은 해양 소음까지 줄이고 원주민 권리 보호와 연안지역 경제 자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노르웨이 사례는 가장 진보적인 모델로 꼽혔다. 세계 최초 100% 전기 여객선 ‘MF 암페레(MF Ampere)’를 운항 중인 노르웨이는 전체 여객선의 절반이 이미 저탄소 방식으로 운항 중이다.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 관계자는 “2030년까지 해운·어업 부문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 계획을 소개하며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희망했다.

한국도 뒤처지지 않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이동식 전원공급시스템을 탑재한 전기추진 차도선 실증을 완료했고, 해양수산부도 올해 전기선박 항로 구축을 포함한 녹색해운항로 조성 계획을 밝혔다.

기후솔루션 염정훈 해운팀장은 “녹색해운항로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해양경제로 가는 ‘국가 전략’이자 기후외교 자산”이라고 평가하며 “올해 안에 시범항로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은 단순한 기술 논의에 그치지 않고 정책, 생태, 지역사회, 산업까지 포괄하는 해운 전환의 거버넌스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녹색해운’이 말뿐인 선언이 아닌, 실행 가능한 현실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다층적 협력과 중장기 투자 비전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장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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