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Big Beautiful Bill’ 법안은 상원(Senate)으로 넘어가 최종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 편집
‘One Big Beautiful Bill’ 법안은 상원(Senate)으로 넘어가 최종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 하원이 45V 수소생산 세액공제 조항을 폐지하는 세금 및 지출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미국 수소산업의 미래가 한순간에 불확실해졌다. ‘One Big Beautiful Bill’(통합 감세·지출법안)로 불리는 이번 법안은 밤샘 마라톤 회의 끝에 지난 5월29일 오전 7시(현지시간)에 215대 214, 단 1표 차이로 가결되었다.  이 법안은 오는 2025년 12월 31일 이후 착공되는 모든 수소 프로젝트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 45V 세액공제, 美 수소경제 견인한 핵심 정책

45V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의 일환으로 2022년 도입된 세액공제 제도로, 수소 생산량 1kg당 최대 3달러의 지원을 제공해왔다. 이 제도는 미국 내 청정수소 투자 붐을 이끌었고, △플래크마인스 LNG(Plaquemines LNG) 프로젝트 △네브래스카,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에서 추진 중인 그린수소 생산시설 등에 핵심 유인책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2026년 이후 착공되는 프로젝트는 세제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되며, 기존 투자계획이 줄줄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협회(Fuel Cell and Hydrogen Energy Association, FCHEA)는 이번 법안에 대해 “수소산업 전반에 대한 치명적 타격”이라고 경고했다.

■ 산업계 반발…공화당 지역구마저 흔들리나

수소산업계는 법안 폐지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수소생산 주(州)들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업계 연합은 공화당 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 산업은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준비 중이나, 45V가 폐지된다면 이러한 계획은 모두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현재 상원으로 넘어갔으며, 공화당이 53석을 확보하고 있어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높다. 다만 내부 수정안이 제기될 경우, 양원 합동조정위원회에서 최종 조율이 이루어진 뒤 재표결 절차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 英, 정책 안정성과 인프라로 반사이익 기대

이 같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대비되는 것이 바로 영국의 수소 전략이다. 영국 정부는 이미 잉글랜드 동부 서퍽(Suffolk)부터 스코틀랜드 셰틀랜드(Shetland)에 이르는 전국 7개 수소 프로젝트에 약 2,100만 파운드(한화 약 360억 원)를 지원 중이다.

버스, 트럭, 열차 등에 적용될 수소연료 프로젝트는 물론, 기존 천연가스에서 탈피하려는 기업 전환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북해의 석유·가스 관련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점, 안정적인 법·제도 환경은 영국이 미국의 빈틈을 채워 세계 수소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용어 설명 : 
· ‘45V 세액공제(Section 45V Tax Credit)’
=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도입한 청정수소 생산 장려 제도로, 재생에너지나 탄소포집 기술 등을 활용해 저탄소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할 경우 1kg당 최대 3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정책. 이 제도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적용되며, 미국 수소산업의 투자 활성화와 탈탄소 전환을 촉진하는 핵심 인센티브로 평가되어 왔다.

· ‘One Big Beautiful Bill’ = '한 방에 정리하는 통합 예산법안' 또는 ‘통합 감세·지출법안’. 미국 하원이 2025년 5월 통과시킨 세금 및 지출 감축 법안의 비공식 명칭으로, 공화당이 주도해 재정 지출을 줄이고 특정 세액공제를 폐지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이다. 이 법안에는 45V 청정수소 세액공제 폐지 조항도 포함돼 있어 수소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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