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SS 시장 3년 새 3배 성장…2025년에도 34% 추가 성장 전망
미국 ESS 시장 3년 새 3배 성장…2025년에도 34% 추가 성장 전망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전기차(EV) 시장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과거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전력투구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발전사, 재생에너지 개발기업, AI 인프라 기업 등을 새로운 핵심 고객층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ESS는 간헐적 재생에너지 전력의 안정적 공급, 피크수요 대응,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백업 등 다양한 용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전기차 성장 한계에 직면한 배터리 산업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 설치량은 2021~2024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의 예측에 따르면 2025년에도 약 34%의 성장이 기대된다.

■ 테슬라, 저장사업으로 EV 매출 손실 보완…GM·Redwood도 ESS 공략 본격화

테슬라는 이미 저장사업의 가능성을 입증한 대표 사례다. 2023년 기준 Tesla의 에너지 저장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4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같은 해 전기차 부문 매출은 약 60억 달러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에너지 저장 사업이 단기 실적 방어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동력으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GM 역시 대형 ESS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집약적 AI 데이터센터와 신재생발전 프로젝트용 고용량 저장장치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Microsoft, Google, Amazon 등은 '무탄소 전력 공급 목표'를 내걸고 ESS 투자에 나서면서, 이 시장은 자동차 산업보다 더 빠르고 지속적인 수요 기반을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중국, ESS용 저비용 배터리 기술 선점…美 관세에도 ‘가격 경쟁력’ 여전

한편, 중국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고정형 배터리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해온 덕분에, ESS 시장에서도 강력한 기술·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LFP(리튬인산철) 기반의 장수명 배터리, 저온 환경 적응형 배터리 등 다변화된 제품군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ESS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산 배터리가 미국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ESS 배터리 중 하나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이는 ESS 분야가 배터리 원가에 민감한 산업이라는 특성상, 중국산 제품의 시장 확산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 ‘EV 중심 배터리 시장’에서 ‘전력 인프라 중심’ 산업으로 재편 중

EV 수요 둔화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배터리 산업의 본질적 수요 구조를 전환시키고 있다. 즉, ‘이동수단’ 중심에서 ‘에너지 인프라’ 중심으로 산업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으며, 이 변화의 핵심축은 ESS로 이동 중이다.

미국, 유럽, 중국 모두 ESS 기술과 시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배터리 산업은 더 이상 ‘전기차용 배터리’로만 정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 간 경쟁은 △AI·재생에너지 특화 설계 역량 △저비용 고성능 셀 구조 △공급망 내재화 수준 등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는 곧 배터리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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