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서울시는 도시가스 보급률이 99.4%에 이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올해 181억원을 투입해 16.1km의 배관망을 추가 확충한다. 이 같은 투자 배경에는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형평성’ 확보라는 정책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2024년과 2025년 2년간 서울시는 총 28km의 배관망을 추가 매설하고, 9만8천 세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경기(266km), 인천(42.6km)에 비하면 소규모이지만, 서울의 남은 ‘미공급 사각지대’가 대부분 단독주택지나 재개발지로 복잡한 행정과 공정 조정이 필요한 곳임을 감안하면 그 의미는 크다.
특히, 서울시는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낙후지역과 재개발지 중심의 집중 투자를 택했다. 서울시와 5개 도시가스사(서울도시가스, 코원에너지서비스, 예스코, 대륜이엔에스, 귀뚜라미에너지)가 협업하여 수립한 '2024~2025년 2개년 공급시설 공사계획'에 따르면 가장 많은 세대에 공급되는 곳은 동대문구(7939세대), 은평구(2876세대), 구로구(2655세대) 등으로, 기존 도시가스 미공급지였다.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도시가스사가 운영되는 지역으로, 공급사 간 조율과 행정지원이 중요한 과제다. 서울도시가스, 코원, 예스코 등은 자치구별 특성을 반영한 배관망 확충을 통해 지역 맞춤형 도시가스 정책을 실행 중이다.
반면, 수도권 전체로 보면 서울의 확충 길이는 전체 334km 중 5%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이 양적 공급이 아닌 기존 인프라 고도화와 복지 중심 확장을 택했음을 보여준다.
서울시의 전략은 도시가스 보급률이라는 단순 수치를 넘어, 실질적인 접근성과 수혜자의 체감 혜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재개발지구, 고령가구 밀집 지역 등에 대한 세밀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